3년전 호주를 간 적이 있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도시를 갈때 그 곳의 볼거리도 관심사항이지만, 먹을 거리에 먼저 관심이 간다.
시드니에서 먹어야 할 많은 음식 중,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파블로바'였다.
파블로바가 뭔지는 모르지만, 재료가 '머랭'이라는 것은 나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스위스에서 퐁듀를 먹으러 간 음식점에서, 퐁듀에도 반했지만 추천디저트인 더블머랭(당시에는 머랭이 뭔지도 몰랐다. 인터넷에서 추천메뉴라길래 무작정 시켰다.)을 먹고 이것은 정말 '천상의 맛'이야 했었다.
당시 일년에 서너번 스위스 출장을 다닐때였는데, 10번을 갈 동안 10번째에서야 퐁듀를 먹어봤다.
퐁듀와 더블머랭이 환상적이었는데, 그 이후로 제네바에 갈 일이 딱 한 번 있었고 그 퐁듀집을 가려고 했지만 못갔다. 두번만 갔어도 미련이 좀 덜했을텐데, 진짜 계속 미련이 남는다. 언젠가 이 퐁듀집을 가기 위해 스위스를 가고 싶다. 그 때까지 없어지지 않겠지?
그 후, 한국에서 마카롱등의 디저트를 파는 곳에서 '머랭쿠키'를 파는것을 보고, 보일적마다 사먹어봤지만 한 번도 만족하지 못했다. 그런데 호주의 디저트가 '머랭'을 사용하는 것이라니.. 꼭 먹어야지 했지만, 안타깝게도 호주에서 파블로바를 먹지 못했다. 솔직히, 다른 음식들, 예를 들자면 수박케이크 같은 것에 순위가 밀리기도 했고, '머랭'을 위해 '거기까지 꼭 가야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간 한국에서 수없이 실패했던 머랭 쿠키의 영향도 적잖이 있었을 것이다.
호주여행 후, 인터넷을 찾다가 '파블로바' 일일클래스 하는 곳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알아보다가 스케쥴이 맞지 않아 가지 못했고 시간이 흘렀다. 최근 인스타에서 '파블로바'를 보고, '어, 그때 그 클래스인 것 같아' 했는데, 바로 거기였다. 일일클래스를 한다길래 신청했는데 순위에 밀려 못들었다.
'파블로바' 사진을 보니 자꾸만 먹고 싶어지고...
그러다가 내가 예전에 갔던 홍대 디저트가게에서 파블로바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도 5월까지만 한다고 한다. 토요일,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아주 지쳤지만, 이미 집 밖으로 나왔으니 가볼까 생각을 했다.
그 디저트 가게에는 보통 대기가 있는데, 비가 오는 날씨라 내심 손님이 없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그리고, 메뉴에 따라 일찍 소진되기도 하는데 내가 도착하면 5시인데 과연 남아있을까 우려가 되기도 했다.
그래도, 일단 도전을 했다. 무사히 홍대 디저트가게에 도착을 했고, 대기도 없었고, 파블로바도 먹을 수 있었다.
아, 아, 근데 이거 어떻해..
너무 맛있잖아.
또 먹고 싶은데, 갈 수 있을까?
아니, 파블로바 만드는 것을 배워야 겠다.
3년전에 내가 피블로바 클래스를 들었으면 내 운명이 달라졌을수도 있겠다.
간만에 만난 맛있는 음식.
역시, 맛있는 머랭은 내 취향이다.
단맛에 내성이 강한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