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들도 붐이 일때가 있다.
한동안은 돈까스집이, 한동안은 찜닭집이 많이 생기다가, 어느순간 몇 개만 남고 사라지곤 했다.
한 3여년전부터 마라탕집이 많이 생겼다.
처음 먹어본 마라탕은 꽤나 내 취향이었다.
고수를 무한 애정하는 사람으로써, 고수 듬뿍 넣은 마라탕은.. 캬..
난 30살에 순대국을 처음 먹어봤다.
순대를 먹었기에, 순대국을 먹으러 가자는 말에 거리낌이 없었는데,
아니, 이것은 신세계였다. 왜 이제껏 내 주변에는 순대국을 먹자는 사람이 없었던 것일까,
인생 헛살았군,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했는데.
마라탕도 최근에서야 유행이 된게 아쉬울 지경이었다.
난, 특히 동대문현대아울렛에 있는 마라탕집이 좋았다. 고수를 토핑으로 먹을 수 있게 한쪽에 소분해둔 것을 맘껏 퍼가게 해두어서..ㅎㅎ
작년가을쯤 아울렛을 잠시 들렸는데, 그 마라탕집은 없어져서 왠지 아쉬었다.
식사를 하러 간 것이 아니었음에도.
마라탕에는 매운맛을 선택할 수가 있는데, 대부분의 마라탕집이 2단계가 신라면 정도의 맵기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 아, 신라면이 매운맛의 척도구나를 알게 되었다. 신라면을 딱히 맵다고 느끼지 않아서, 내겐 3단계가 마라탕을 즐길 수 있는 최상의 맛이었다. 그러나 좀 맵다.
3단계를 먹어야 아, 마라탕을 먹는구나 싶은데, 2단계는 좀 심심하지만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 (이것은 엽떡도 동일하다. 2단계는 딱 편하게 먹을 수 있는데, 뭔가 조금 아쉬운 맛이고, 3단계는 먹어야 엽떡인데 좀 맵다.)
마라탕을 즐긴다는 나의 사촌동생은 매운 것을 못 먹어 1단계를 먹는데, 이를 두고 나의 다른 사촌들은 마라탕 1단계는 마라탕이 아닌 중국식곰탕이라 한다.(이 사촌동생덕에 엽기 1단계도 먹어봤는데, 아.아.. 이건 절대 엽떡이라 부를 수 없는 맛이었다. 그런고로 마라탕1단계는 먹어본 적이 없다)
2021년의 마지막날, 뭔가 음식을 사고 싶은데 마땅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는데 순간적으로 '마라탕'이 떠올랐다. 집 앞에 몇 번 갔던 곳에서 3단계, 비조리로 포장을 해왔다.
마라탕을 즐겼음에도 한 5-6개월만에 먹는 마라탕이었다.그 이유를 마라탕을 맛있게, 매운 맛에 조금 힘들어하면서 먹고, 서너시간이 지난 후 깨달았다.
배가 슬슬 기분나쁘게 아프다. 심한 복통도 아니고, 병원을 가야 할 정도도 아니지만,깨림찍한 느낌이다.
매운 것을 꽤나 잘 먹었는데, 아무래도 나이로 인한 소화기능 저하의 영향인가,
매운 것을 먹고나면 오는 후폭풍이 있다.
그래서 매운 음식을 내 딴에는 나름 자제한다.
그러면 2단계를 먹으면 될 것을,, 그 아쉬움이 싫어서...
이래저래 내겐 아쉬운 마라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