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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공작 Feb 05. 2024

소비

얼마전부터 귤이 먹고 싶었다.

귤을 좋아해서 겨울내내 사먹긴 하는데,

이제 끝물이고, 한라봉, 레드향, 천혜향이 마트에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귤 가격이 올랐다.

마트에 갔다가 비싼 가격에 그냥 발길을 돌렸다.


어제는, '오늘은 꼭 귤을 사야겠어'라고 마음을 먹었다.


뒤늦게 골든걸스를 몰입해서 봤다.

수십년을 솔로로 활동했던 가수들이 같이 합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은 노력이 대단해 보였다.

그러나, 방송은 방송일 뿐이라는 내 생각도 있어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한다했을 때도 선뜻 가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일단 뭘 하는지 보고 가봐야지 했었다. (한때 콘서트 다니는게 취미였다. 한 가수의 콘서트를 가기 전까지는...)


토요일 서울 공연후, 후기들을 보니..

무대도 괜찮고 구성도 꽤 괜찮아 보인다. 후기들을 찔끔찔끔 보니 갈증이 난다.


다음달에 집 근처 공연장에서 하는데, 가봐야겠군.. 했는데.. 아직 한달이나 남았다.

일요일, 원래 시간이 없었는데, 갑자기 일정이 비어버렸다.


흐음... 안되겠다. 콘서트를 가야겠다.

예매사이트를 보니 마침 사이드지만, 앞에서 2번째 줄에 자리가 있다.

공연은 3시인데, 이때가 12시 30분이였다.


보통 이정도면, 현장에 가도 표를 살 수 있긴한데, 내겐 앞자리가 중요했다.

예매 수수료 2,000원까지 내면서 표를 구매했다.


공연장 앞에 가니, 날도 따뜻하고 소풍이라도 나온 기분이 들었다.

공연은 좋았다. 관객들 호응도 좋고..

내 취미를 강제로 잃기 전까지 가봤던 콘서트 중 괘찮은 콘서트였다.


만족하고, 집으로 오는 길 마트에 들렸다.

 조그만 귤 9개가 들은게 5,000원이다. 좀 큰건 6개 들었고..


발길을 돌렸다가, 다시 마트로 갔다.

내 기준에 비싸지만, 또 한 오만원쯤 하는 어이 없는 가격은 아니지 않는가..

먹고 싶은 거 먹어야지..  한 봉지 5,000원에 딸기까지 같이 산다.


또, 집으로 오는 길 저녁으로 먹을 한방통닭도 17,000원 주고 산다.


귤이 비싸서 못사먹으면서,,

10만원이 넘는 콘서트표는 고민도 없이 바로 사버리고..


콘서트는 의례히 이 정도 비용을 줘야하니까 소비가쉬웠고, 귤은 내가 겨울내내 먹었던 가격보다 비싸니 비싸다고만 느끼고..

원하는 자리 앉겠다고 콘서트 직전에도 2,000원씩 예매 수수료를 내고..


소비 대상에 따라 생각하는 가격의 선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함에도... 스스로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내가 귤 앞에서 몇번이나 발길을 돌렸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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