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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상갑 Jul 28. 2019

부산 1주차

주저없이 맘껏 먹었다

2019년 7월 22일.

부산에서의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별일이 없다면, 2020년 2월14일에 끝나지요.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첫주는 몸과 맘이 바쁩니다.

낯선 곳을 익숙한 곳으로 빠르게 변화시키고 정착하기 위해서 나름 할일이 많이 때문입니다.

일을 위한 준비도 부족함이 없이 해야겠지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머물러야 할 이 지역과 공간에서 불편하지 않기 위해서는 발품이 필요합니다.

체중감량을 하느라, 2018년 12월부터 저녁식사는 간단한 메뉴로 대체했었는데 이번 첫 주는 아무 맘껏 먹었습니다.

즐겼죠.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그 말을 굳게 믿으며.



 전광수커피


롯데백화점 서면점(본점이라고도 검색되기도 합니다)의 푸드코드 안에 있습니다.

이 푸드코드(지하1층-지하2층)에는 정말 맛있는 맛집들이 많습니다. 더운 여름날에 시원한 매장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식사를 한 뒤에는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은 생각이 늘 듭니다. 배부름이 채 가시기 전에 말이죠.

눈에는 폴바셋도 들어왔지만, 그보다는 개인브랜드의 커피를 경험해 보고 싶어서 이곳을 찾았습니다.

진하고 시원한 커피가 생각날때는 여름에 ‘콜드브루’가 좋죠. 이곳에는 ‘콜드브루 스노우’라는 메뉴가 있었습니다.

콜드브루 커피에 달달한 생크림을 얻어줍니다. 생크림과 커피를 섞지 않아도 빨대의 위치를 조절해가면 두가지 맛을 조화롭게 후루륵 할 수 있습니다.

주문할 때보니, 콜드브루도 조금 진한 맛을 선택할 수 있는 거 같았습니다. 빠르게 진행되는 주문 중에도 주의깊게 들으면 조금 더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해성막창집 본점


해운대구에 있는 막창집 입니다.

메뉴는 딱 3가지입니다. 막창, 대창, 곱창전골(전골을 먹은 다음에 볶음밥이 가능합니다)

퇴근 후에 해운대구로 진입을 하다보니 부산의 교통혼잡으로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부산은 이미 휴가-관광시즌 입니다. 막창집 앞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서 있습니다.

이 막창집의 웨이팅 시스템은 ‘테이블링’ 을 이용합니다. 우리가 접속하고 나니 앞에 28팀이 있다고 알려줍니다. 헉. 그래도 우리는 기다리기로 합니다.

접수대에서 이름과 인원수 전화번호를 입력하는 것은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것과 유사하나 기가막힌 기능이 있습니다. 이 ‘앱’을 설치하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바로 ‘원격줄서기’가 가능합니다. 오기 전에 자세하게 검색해 보지 못한 불찰로 무려 1시간40분을 기다려 입장했습니다.

손님의 80%이상이 여성입니다. 그만큼 막창, 대창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맛있다는 증거겠죠.


먹어본 막창과 대창중의 으뜸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육질이 다른 집과 비교불가 입니다.

막창도 맛있지만, 특히 대창을 새로 자르기하여 곱을 노출 시킨채 굽는 방식이 대창의 완전 다른 식감을 제공합니다.

남자 4명이서 막창 4인분 대창 4인분으로 통크게 시작했으나 그 맛에 매료되어 전혀 양이 많다고 느껴지지 않았고,

주저없이 바로 곱창전골 2인분에 우동사리 2인분으로 이어갑니다. 캬~ 이집 왜 곱창구이는 안할까 싶을 정도로 전골 속 곱창도 예술입니다.

전골의 걸쭉한 국물에 푹~ 익어가는 우동사리는 뭐라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마터면 (배가불러) 볶음밥을 포기 할 뻔 하였지만, 그럴 수 있나요.. “사장님~ 볶음밥 하나만 해주세요!!”

차를 주차시켜놓은 주차장에서 문 닫는다고 연락이와서 허겁지겁 먹느라 밥을 더 누르지 못해 조금 촉촉한 상태에서 먹었음에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원격줄서기’를 이용하여 야심한 밤에 밤참으로 또 한번 도전해볼 맛집이었습니다. 무려 새벽3시까지 합니다.




대박집 물회


일하는 사무실 근처에 있는 물회 맛집 입니다.

건물의 모습만 봐도 제법 오래된 집이라 상상이 됩니다. 메뉴는 물회, 모둠물회, 회덮밥 그리고 대구탕이 있었습니다.

나는 ‘모둠물회’를 선택합니다.

처음 가보는 맛집에서는 가장 비싼것이나 여러가지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선택해봐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입니다.

그래야 이 집에 또 올 것인지 아니면 오늘이 마지막일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물회의 소스가 제법 빨간색 입니다. 보는 이는 고추가루 양념으로 저런 색이 나올꺼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비트라는 재료로 만들어낸 색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맵지않고 아주 건강한 맛을 줍니다.

원래는 멍게와 해삼이 들어간다는데 나는 멍게를 별로 안좋아해서 빼달라 했고, 요즘은 해삼이 귀한지 안들어간다해서 소라와 회가 좀 더 들어온거 같습니다.

물회를 여러 지역에서 먹어보면 그 지역마다 맛이 다릅니다. 지역특색이 나타나지요.

이 집의 물회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대박은 같이 나오는 매운탕 입니다. 이거 완전 대박입니다. 회를 먹고 나오는 푹~~~ 끓인 정식 매운탕처럼 아주 깊은 맛이 납니다.

그래서 메뉴에 있는 ‘뚝배기 대구탕’이 또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음번에는 대구탕에 회덮밥을 먹어봐야 겠습니다.

백종원의 3대천황, 수요미식회, 생활의달인 에 나왔던 맛집들을 가면 최소한 실패는 하지 않는거 같습니다.





해운대 먹거리골목 과 용호동할매팥빙수 


부산하면 해운대를 빼놓을 수 없겠지요.

원래는 ‘상국이네’ 떡볶이와 ‘짱떡볶이’를 갈 생각이었는데 정기휴무일과 휴가일이라 허탕을 치고 그 복잡한 해운대 앞 상가에 주차를 했습니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해운대역으로 향하는 도로를 중심으로 좌우로 먹거리들이 참 많습니다.

골목입구부터 붐비는 곳들이 많지만, 뭔가 더 맛있는 집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골목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유독 한 곳에 사람들이 줄 서 있었습니다. 떡볶이의 빨간색이 조명의 효과를 힘입어 아무 매혹적으로 보입니다.

역시 시장답게 손님들의 물어보는 말에 아주 까칠하게 답하는 아줌마.. 장사잘되는 집 맞습니다.

안쪽에 몇개의 테이블이 있어서 자리나기를 기다렸다가 왠만한 메뉴는 다 시켜봤습니다.

굵은떡의 떡볶이는 쫀득하고 맵기도 맛있을 정도로 감칠 맛 있었습니다. 그러나..다시 올꺼 같지는 않습니다.


양으로 배를 채우고, 용호동할매팥빙수 집을 찾아갔습니다.

찾아가서야 알게 된 것이지만, ‘용호동할매팥빙수’가 한 곳이 아니었어요. 본점과 직영점 몇 곳 있었고, 본점은 밤 11시까지 하는 반면에 직영점들 10시면 문을 닫더군요.

이번에 찾아간 해운대구에 있는 팥빙수집에 들어가니, “먹고 갈꺼냐” 며 앉는 것 조차 꺼려했지만 잘 구슬려(?) 착석에 성공했습니다.

팥빙수도 종류별로 먹어보고 싶었지만, “재료가 떨어져서 안된다”는 이유로 기본 팥빙수(옛날식 얼음의)를 먹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팥은 기대한 것만큼 맛있었으나, 밀크 빙수에 익숙한 우리들 입맛에는 옛날식 제빙기에 갈아주는 거친 물얼음이 만족할 수는 없었습니다.

‘본점을 꼭 가봐야겠군’ 이게 이 날의 결론이었죠.




부평 깡통시장


부산시장은 여러번 갔었지만, 깡통시장은 이번이 처음 이었습니다. 이렇게 맛집이 많은 줄 알았더라도 벌써 왔었을텐데 말이죠

시장에 가기전에 어느 맛집이 유명한지 리스트업을 했었습니다.

국제시장 승기씨앗호떡 까지 포함하여 7개를 찍었는데.. ‘이가네 떡볶이’는 이미 재고소진으로 문을 닫아서 실패했고 나머지는 모두 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은 여러 곳의 여러가지 맛을 봐야하기 때문에 한 집에서 여러가지 메뉴를 먹지 말고 그집에서 유명한 1개 메뉴만 먹고 통과하기로 작전을 세웠었죠.


7시반이면 문을 닫는 ‘골목할매유부전골’부터 시작했습니다. 좀 외진 골목에 있었습니다. 오래된 집이라서 그런 거 같습니다.

유부전골을 먹었는데, 맛투어를 시작하는 에피타이저로 딱 좋았습니다. 뜨끈한 국물로 속을 풀어주는 워밍업.

유부주머니는 부산 시장 어디다고 먹을 수 있는 메뉴라 꼭 이집이 아니어도 되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평일에도 5시면 재고소진으로 문을 닫는다는 ‘이가네 떡볶이’. 아쉬었지만 어쩔 수 없는거죠. 주말근무를 하는 때가 있으면 일찍와서 먹어봐야 겠어요.


‘원조 다영이네 삼겹살김밥’

누가 사실 원조인지 다 따질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원조를 믿으며 삼겹살 김밥 한줄을 시켰습니다.

눈앞 철판에서 삼겹살이 구워지고 뒷쪽에서 바로바로 김밥이 말아집니다. 안맛일 수가 없는 제조공정입니다.

김밥을 들고 먹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바로 옆집 ‘미스터탕탕 소고기불초밥’ 집을 발견합니다.

초밥위에 소고기를 얹고 토치로 구워서 양파절임과 함께 와사비를 곁들여 먹는 메뉴입니다.

삼겹살김밥 1줄과 불초밥 5피스를 주문하며 불초밥집 테이블에 앉아서 콜라와 먹었습니다.

삼겹살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적절한 재료들이 섞여서 아주 맛있었고, 각 구운 소고기가 올라간 초밥에 양파절임과 와사비는 환상의 궁합이었습니다.


‘마마무라 화사한 곱창’

이집은 주소도 잘 안나와 있어서 지도검색이 안되었는데, 그냥 사람 많은 길을 따라가다보니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정말 테이블도 없고, 식당 공간도 크지 않은 불판 4개가 다인 곳이었습니다. 어디서 먹을 수 있냐고 물어봐도 대답도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불친절해도 “1인분 주세요~” 하는 주문소리를 기가막히게 알아 듣습니다.

여러가지(곱창,돼지껍떼기 등)가 섞인 걸로 1인분을 받아 이쑤시게 하나 꽂아 입에 넣어보니...캬~ 이거이거 아주 맛있습니다.


그래도 길에서 다 먹기가 어려워, ‘원조 비빔당면’ 집을 찾아갔습니다. 이곳도 좀 외진 골목인데요.

한산한데 안쪽에 큰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고 있어서 아주 명당 입니다.

따끈하게 금방 삶아진 당면에 앞 집에서 사온 곱창을 함께 먹습니다.  식혜도 한잔씩 했습니다. 잠깐 흘린 땀도 식히면서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명당 맞습니다.


8시반쯤이 넘어가니 시장 골목에 이동식 가판대가 줄지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마다 내세우는 메뉴로 이미 명성이 나있는 가판대들 같았습니다.

비주얼만으로도 유혹적이라 자세히 보면 이미 저 뒤로 주문줄이 길게 서 있었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나 주문하고 기다리는 사람이나 끈쩍한 땀을 줄줄 흘리며 있는 풍경입니다.


깡통시장은 이정도 먹고 씨앗호떡으로 입가심을 하려고 이동 하던 차에,

그래도 부산어묵 하나는 먹고 가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비교적 깔끔하게 생긴 어묵집에 들렀습니다.

‘부산대원어묵’

유부주머니도 맛있게 보였으나, 나는 ‘왕꼬불이’ 하나를 주문해서 안쪽 테이블에 앉습니다. 에어컨과 선풍기가 풀가동되어 아주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두툼하고 쫄긴한 어묵에 진한 국물맛...앞서 먹은 음식들을 싹 씻어주며 또 뭐든지 먹을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집에도 어묵을 좀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택배주문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국제시장으로 넘어갑니다.


씨앗호떡도 여러번 먹어봤었죠. 오늘은 ‘승기씨앗호떡’으로 선택했습니다.

달달하니 고소하게.. 갓 구어진 호떡이 어찌 안맛있을 수가 있나요.

바로 옆에도 씨앗호떡집이 있는데 그 집은 식신로드에 나왔던 집으로 유명합니다. 예전 기억을 되살려보면 맛을 그 집이 더 있는거 같습니다.

다음에는 다시 저 집으로.


이렇게 깡통시장과 국제시장 맛집투어를 끝내고 집으로 갈까 하다가 못내 아쉬워 어제 실패했던 ‘용호동 할매 팥빙수’를 재도전 합니다.





용호동 할매 팥빙수 본점 


쫓겨나듯 덜 맛있는 팥빙수를 먹었던 어제의 기억을 씻고자 ‘본점’에 재도전 했습니다.

수요미식회에 나왔던 바로 그 본점 입니다.

메뉴도 좀 다릅니다, 팥빙수(옛날식), 단팥죽, 대패팥빙수(눈꽃빙수) 그리고 겨울메뉴 붕어빵.

오늘은 원하던 대패팥빙수를 과감하게 주문합니다. 가격은 4,500원.

옛날식 팥빙수(3,000원)보다 무려 50%가 비싸지만 충분히 가성비 좋습니다.

밤 10시가 다되어 가지만 한 여름밤에 열기를 식히기 위해 오는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바로바로 얼음을 갈아서 슥삭슥삭 맛있게 팥빙수를 만들어 주십니다. 어제의 불친절함과 불만족을 이날에 씻었습니다.

할매팥빙수 집을 간다면 꼭 ‘본점’을 찾아가 보세요.





정말 첫 주차라 주저함 없이 원없이 먹고 즐겼습니다.

근데, 정말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가 맞는거 같습니다. 체중의 변화가 크게 없었어요.

맛집 투어를 1주일 연장해봐도 될 꺼 같습니다

이상... 부산 첫 주차 맛집 투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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