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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왈 Jul 06. 2019

수이저우에서 만난 택시기사

중국 이방인의 기록 26


중국 대도시의 택시기사들은 대부분 외지인이다. 얼마 전에 탄 택시(디디: 공유 차량 서비스) 기사는 퇴직한 항저우 시민이었지만 그도 춘절(중국 설날)이 되면 택시도 얼마 없을 것이라 했다. 택시기사들이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고자 고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후베이성 수이저우시(湖北省随州市)의 택시기사는 수이저우 지역 토박이이다. 기차 역에 저녁 6시40분에 도착했으나 이미 버스는 끊긴 상태였다. 역 앞에서 택시기사들이 열렬하게 호객 행위한다. 그중 나는 그의 차를 타고 홍산현으로 가게 되었다. 


그는 30대 초반인 듯했다. 약간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있었지만, 외국인 승객인 내게 이것저것 조곤조곤 설명해준다. 수이저우시는 세 개의 현으로 나뉜다. 은나라 전 시대에 대한 전설 때문에 외지인들이 이 지역을 찾기도 한다고 한다.


3살 배기 어린아이와 지앙시성 난창(江西省南昌市) 출신의 아내가 있다. 션전에서 원래 일을 했지만, 아이를 갖게 되자 여기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곳에서 자신의 수입은 1만 위안 정도인데 아이를 키우는 비용이 7~8천 위안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엔 부모가 있어 아이를 양육하기도 더 편하다. 그러나 그는 즐길 거리가 많아 선전 대도시 생활이 더 좋다고 한다. 


그는 수이저우 시 소속 택시기사다. 회사에서 상사 눈치 보면서 일하기보다 자유로운 일이 좋아 이 일을 택했다. 직업상 정부 관원을 많이 태운다. 홍산현까지는 1시간 반이 걸린다. 버스가 별로 없고 일찍 끊기기 때문에 꽤 자주 그곳으로 그는 손님을 태우고 간다.


홍산현으로 가는 도로변에는 일직선으로 콘크리트 집들이 늘어서 있다. 대문에는 빨간 대련이 동일하게 붙여 있다. 정부에서 미관상 그렇게 하도록 시킨 것이라고 한다. 그 건물들을 가리키며 그는 “정부가 좀 그렇다...(政府有点那个...)” 하며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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