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질책을 받으며 직장생활을 하던 때가 있었다.
도무지 업무에 관심과 흥미가 가지않았고 실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수직적이고 군대같은 조직문화가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늦게 들어왔는데 먼저 다가가서 친해져야하지 않느나는 상사의 요구는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왜 거래처 회식자리에서 본인의 술을 받지 않느냐는 상사의 질책은 더욱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물며, 당사자들도 그것이 잘못된 처사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조직문화이고 여기에 맞춰 조직생활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
하물며, 대기업의 하청업체이고 거래처 사람들에게 사소한 하나라도 밉보이지 않기위해 생겨난
수 많은 비생산적 행동양식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 곳이 그토록 싫었을까,
그 일이 그토록 싫었을까.
머리를 감을 때면 평소보다 더 많은 머리카락이 후두둑 떨어졌고
매 주 한 시간에 삼만 원씩 심리상담비가 나갔다.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나는 한 쪽 종아리를 긁어대는 습관이 생겨났고
그 부위에는 항상 검붉은 핏자국과 상처가 나 있었다.
매번 칼퇴근을 함에도 나는 집에오면 지쳐 쓰러져 누워있었다.
주말만 되면 퇴사를 고민하고 부모님과, 친지와 고민을 나누었다.
아버지는 내게 공기업에 취직한 지인의 아들에 대해 얘기하며 나를 나무랐다.
항상 놀고 남는 시간에 공부하고, 대학가서 밴드 동아리나 했으니 인생이 이렇게 된 것이다,
다 네 탓이다 라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도 건강이 나빠지는 내 모습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퇴사하고 아무것도 하지말고 쉬어라
이 말이 그토록 위안이 되었다.
어쩌면 나는 해결책 백 가지보다 위로 한 마디가 더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아마 그럴 것이다.
나는 그 날 이후 그 직장을 6 개월 더 다니고 퇴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