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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치즈 Aug 26. 2022

날 살린 건 너야 1

사람이 정신을 갈아 넣으면 이렇게 됩니다.









































사람들마다 각자 가지고 있는 고유한 습관이 있듯이, 나에게도 좀 특이하다면 특이한 습관이 하나 있다. 불을 꼭 켜놓고 잠에 드는 습관이다.

 습관이 언제부터 생겼냐 하면,  정신이 가장 최고치로 갈리고 갈려 결국엔 온전한 나를 전혀 찾아볼  없을 정도가 되었을 ,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생긴 습관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의 나는 매일 밤을  항상 어둠 속에서, 우울 그리고 불안과 함께 싸워야 했다. 태양이  세상을 비추사람들의 말소리와 사물들의 소리가 가득했던 낮에서 갑자기 모든 소리가  끊기고 밝은 빛을 내어주는 태양이 숨어들면  속에서 괴물처럼 힘을 키워낸 불안과 우울이 있었다. 불안과 우울은 빛이 사라지자  머릿속에서 나를 사이에 두고 아주 신명 나게 싸워댔고,  싸움은 추진력이 되어 충동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야말로 나 홀로의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의 연속이었다.


외줄 타기. 외줄 타기를 구경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지켜보는 이들도 긴장되게끔 하는 아슬아슬함을 자아내며 절대 떨어지지 않고 끝까지 안전하게 마무리하는 것.

하지만 나의 외줄 타기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아는 외줄 타기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줄부터가 너무 얇아  발짝을 딛고 서있기 조차 어려운 외줄에서 나는  시간을 서있어야 했다. 과연 나는 그런 외줄에서   번도 떨어지지 않았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당연하게도  외줄에서   없이 떨어졌다. 아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주위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어도 서있기 조차 힘든데 불안이라는 바람이 자꾸만  밀어댔다. 나는 그렇게 수십  수천번을 떨어졌다. 떨어지면  밑은 충동이라는 바다 속이였다. 그것도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닷속에서 나는 다시금 빠져나가려 미친 듯이 헤엄쳤지만 불안이라는 바람이 파도를 만들어 내었고, 나는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첫 굴복은 아주 작아 보이지도 았다. 하지만 누군가 말했었지. 처음이 어려운 것이라고. 그 말은 내게 딱 들어맞았다. 작디작았던 첫 굴복의  상처와 흉터들은 몇 번의 반복적인 굴복으로 인해 어느 순간 걷잡을  없이 커졌고, 나중에는  팔목 전체와 허벅지에서 흘러내리는 굴복의 대가를 보고 있으면 왜인지 안정감이 들었다.  안정감은 나를 반복하게 하였고, 반복은 훨씬   무서움을 초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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