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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바닥 Mar 17. 2021

3일 차, 생각나는 것에 대해 쓰기

신나는 글쓰기

월요일부터 내 귓속을 맴돌고 있는 노래에 대해서 쓰고 싶다. 박소은의 너는 나의 문학. 일단 들어보길. 


https://www.youtube.com/watch?v=PhevISm-8-w

음원사이트에서 찾은 이 노래는 원래 내레이션이 없다. 하지만 나는 내레이션부터가 노래의 완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유튜브 링크를 첨부한다. 


내레이션 전문은 이렇다. 


"새로울 것도 하나 없는 이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사랑이란 단어는 또 얼마나 지겨워져 가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너도 나를 사랑해달라고 말하면서도, 사랑이라는 게 뭔지 나는 종종 잘 모르겠단 거다. 사랑이라는 단어의 유래를 찾아봤지만, 오래된 것들 중 확실한 건 없잖아. 그래서 나는 사랑한다는 말 대신 다른 말을 내 것들에게 내어주기로 했다. '너는 나의 문학이야'라고 그렇게 말하기로 했다.


사랑한다는 말 대신 다른 말을 내 것들에게 내어주기로 했다는 것. 또 그것이 문학이라는 것이 내 마음에 와 닿았다. 너는 나의 문학이라는 말.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사랑을 문학이라고 표현한다는 것은 결코 가볍지 않은 말이다. 그것도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으로, 사람들의 인생 소설이라고 불리는 몇몇 소설들로 비유한다는 것. 사실 가사에 쓰인 표현들을 보면 나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아주 잠깐 스치지만, 그 생각은 그렇게 스쳐가는 걸로 끝난다.  


너의 말은 시가 되어 
텅 빈 책에 받아 적히고
그걸 평생 들고
다닐 거야

이 노래의 가사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술술 잘 읽히면서도 계속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노랫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말을 적어 평생 들고 다닌다는 건, 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세상 모든 사람들이 예쁜 말만 내뱉는 것은 아니다. 가끔 험한 말을 내뱉을 때도 있고,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말도 내뱉을 수 있고, 어, 오! 응? 등의 의미 없는 말을 내뱉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화자는 그런 말들이라도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말한다. 그것은 진짜 사랑이다.  


노래는 차분하게 흘러가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말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 때문일까? 월요일에 이 영상을 보게 된 이후로 나는 하루에 몇 번이고 이 노래를 듣게 되었다.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한 사람을 닳아 없어질 때까지 읽으면 그 사람은 사라질까? 마음속에 차곡차곡 남아있을까? 이런 생각이 마구 떠오르는 것도 아마 내가 이 노래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겠지. 어느새 이 노래가 나에게 문학작품처럼 느껴지고 있다. 사랑한다는 게 꼭 사람만을 뜻하는 건 아니니까, 나는 이 노래를 문학에 비유하겠다. 


아직 어떤 사람의 인생의 반의 반 정도밖에 살지 못해서 나는 아직 '너는 나의 문학'이라고 부를 사람을 찾진 못했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문학에 비유할 만큼 좋은 사랑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당신도, 누군가의 문학 작품이길 바란다. 누군가가 계속 계속 읽고 싶어 지는 작품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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