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바닥 Mar 31. 2021

13일 차, 내가 좋아하는 시 한 편

신나는 글쓰기

소망 (Desiderata)

                                                                                

                                                       맥스 어만 (Max Ehrmann)



 소란스럽고 바쁜 일상 속에서도 평온하게 살고, 평화는 침묵 안에 깃드는 법임을 기억하라.
 가능한 자신의 뜻을 굽히지 말고, 모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
 나직하지만 분명하게 자신의 진심을 말하라.
 어리석고 무지한 사람의 말도 경청하라. 그들에게도 할 말은 있는 법.
 
 시끄럽고 공격적인 사람은 피하라. 그들은 정신을 어지럽게 만든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자신이 하찮아 보이고 비참한 마음이 들 수도 있다.
 더 위대하거나 더 못한 사람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일의 계획만큼 성취도 즐겨라.
 
 비록 보잘것없는 일이라고 해도 자신이 해온 일에 자부심을 가져라.
 그 일은 당신의 운명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진정한 재산이다.
 사업을 할 때에는 조심하라. 세상에는 온갖 거짓이 가득하다.
 그러나 그것이 세상의 미덕을 가리는 일이 되지는 못하도록 하라.
 많은 사람들이 꿈을 좇고 있으며, 영웅이 되려고 한다.
 
 그 누구도 아닌 당신 자신이 되어라.
 애정을 가장하지도 말고, 사랑에 냉소적이지도 마라.
 사랑은 당신이 지쳤을 때 새롭게 돋아나는 푸른 잔디처럼 위로가 될 것이다.
 
 나이 든 사람의 충고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젊은 사람의 생각에는 점잖게 양보하라,
 갑작스러운 불행에서 자신을 보호하려면 영혼의 힘을 키워야 한다.
 그렇지만 쓸데없는 상상으로 자신을 괴롭히지 마라.
 많은 두려움은 피로와 외로움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자신에게 관대 해지라.
 
 당신은 나무와 별들처럼 우주의 자녀다.
 당신은 이곳에 머무를 자격이 있다.
 당신이 느끼든 그렇지 않은 우주는 나름의 질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그러므로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롭게 지내라.
 당신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든, 당신의 노력과 소망이 무엇이든,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삶 속에서 영혼의 평화를 지켜라.
 
 서로 속이고, 수고하며, 꿈이 깨어지기도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
 활기를 잃지 말고, 늘 행복하라.
 



나는 이 시를 정말 좋아한다. 언제 처음 알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힘들 때 읽으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시다. 거의 백 년은 전에 쓰인 시인데도 나에게 있어서는 마음에 새기면서 살고 싶은 구절이 많다.


사실 시를 즐겨 읽지는 않는다. 시를 읽어도 내 머리로 해석이 안 되는 시는 제쳐 버리거나, 그 분위기만 느낀다. 하지만 이렇게 내용이 바로 해석되고, 마음에 와 닿는 시는 이렇게 저장해 두었다가 꺼내 읽어보곤 한다. 특히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원문이 더 좋아서 가져와 본다.  


 당신은 나무와 별들처럼 우주의 자녀다.

  You are a child of the universe, no less than the trees and the stars
  you have a right to be here. And whether or not it is clear to you,
  no doubt the universe is unfolding as it should.
 

 서로 속이고, 수고하며, 꿈이 깨어지기도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
 활기를 잃지 말고, 늘 행복하라.

  With all its shams, drudgery, and broken dreams,
  it is still a beautiful world. Be cheerful. Strive to be happy.

나는 이 'Strive to be happy'라는 마지막 문구를 볼 때마다 항상 마음이 벅찬다. 직역하자면 '행복해지려 노력하라'인데, 저 말을 보면 그래, 행복해져야지, 내 행복이 제일 중요하지! 하고 결심하게 된다.


모든 사람에게는 지치고 힘든 시기가 분명히 있다. 그럴 때 이 시를 찬찬히 읽어보길 추천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12일 차, 관계의 정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