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RE YOU?
나는 ‘투잡으로 한국어 과외하기’라는 강의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 수업에 관심 있는 한국인들이 부업으로 한국어 과외를 해보고 싶어 많이 듣는 강의다. 대부분 수강생분들이 "과외를 어떻게 시작하지?", "뭘 가르쳐야 하지?" 막막해하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는 실제 외국인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례를 바탕으로 수업 내용, 학생들의 질문 등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질문도 많이 한다. 그중에서도 내가 꼭 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영어 배울 때 맨 처음 배우는 표현이지만 막상 한국어로 말하려면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그럼 다 같이 한번 생각해 보자.
'오늘 어때요?', '기분이 어때요?', '잘 지내요?'
뭔가 어색하다. '오늘 어때요?'는 실생활에서 잘 쓰는 표현은 아니고, '기분이 어때요?'는 아플 때 묻는 말 같고, '잘 지내요?'는 오랜만에 만났을 때 쓰는 말이라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나의 결론은, 한국에서는 How are you?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한다는 것이다. 주말 지나고 만나면 "주말 잘 보냈어요?", 밥 먹고 만나면 "밥 먹었어요?", 퇴근하고 만나면 "퇴근했어요?" 오랜만에 만났을 땐 “요즘 잘 지내요?” 등 상황에 따라 매번 다양한 표현으로 쓸 수 있다.
이렇게 한국어로 바꿔 보면, 상대방이 나를 만나기 직전에 무엇을 했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관심이 없어도) 질문하는 것이다. 그래서 안부를 묻고 따라오는 질문은 대부분 ‘뭐’에 대한 것이다. “주말에 뭐 했어요?”, “점심 뭐 먹었어요?”, “요즘 뭐 해요?”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나의 수업에서는 현재 시제 다음 가장 처음 배우는 문법은 ‘뭐 + 동사’이다.
뭐 해요?
뭐 봐요?
뭐 들어요?
뭐 마셔요?
과거 시제와 시간, 장소에 대해 배우면 표현이 더 다양해진다.
주말에 뭐 했어요?
백화점에서 뭐 샀어요?
친구랑 뭐 먹었어요?
지금처럼 현재 시제와 ‘뭐 + 동사’만 배운 상태에서도 아주 간단한 대화는 가능하다. 여기에 목적어까지 넣어 연습하면 금상첨화다.
뭐 해요?
- 유튜브(를) 봐요.
- 노래(를) 들어요.
- 이메일(을) 써요.
- 한국어(를) 공부해요.
목적어를 배울 때 목적격 조사 ‘을/를’도 함께 가르치긴 하지만 실제 대화에서는 생략하므로 말하기 연습 때 역시 생략하여 연습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대화’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현재 시제’를 통한 문장 만들기와 ‘뭐’를 활용한 질문 만들기를 완성했다. 그 말은 이제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드디어 우리의 진짜 대화가 시작되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