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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란도 Apr 27. 2024

만들기

크로노스의 고통을 해방하는 일


텃밭에 놓아두었던 캔으로 만든 주전자와 옆집텃밭 샘이 만들어 선물로 주셨던 나무 의자를 집에 가지고 왔다. 아크릴 물감으로 도색을 할 생각이었다. 빛바랜 채로 겨울을 났으니 이제 새 옷을 입을 때다.


작년에는 문패를 작은 식물이름 꽂이에 써놨는데, 올해는 제대로 써놓기로 하였다. 뒤 베란다에서 쭈그리고 뚝딱뚝딱 만들었다. 완성해 놓으니 그럴듯하다.


이때 이런 감정이 찾아왔다.


내 머릿속에 그간 책들과 글쓰기와 글 정리와 여러 가지가 혼합되어 회오리가 일고 있었던 듯하다. 오늘 '시간 정원' 표지판을 만들고 나니 뭔가 진정이 되고 고요해진 것 같다.

그리고 선거도 끝났다.

어떤 것을 만드는 행위, 난장판 안에서 어떤 것이 모양을 갖추어 드러나는 일. 이러한 행위는 언제라도 환희감을 준다.


내 안에 잠겨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들을 꺼내는 일. 크로노스의 고통을 해방시키는 일. 이것은 모두 창작과 관계되는 일임을... 이러한 비유로만 해소될 수 있음을.


미나리꽝 보수 공사


시간정원 표지판을 만들다


도색을 마친 벤치와 깡통 물조리 피노키오


난장판 ㅎ


흙 사이에 고요한 연못, 이내 화사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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