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8일(한국시각)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개최된 제8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디즈니와 픽사의 경쟁작을 제치고 지브리 스튜디오 최초로 장편애니메이션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오는 3월에 개최될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도 유리한 고지가 점쳐진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쟁쟁한 경쟁작인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코믹스웨이브필름)과 美버라이어티와 로튼토마토가 수상을 예측했던 <스파이더맨: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소니픽쳐스) 그리고 <엘리멘탈>(픽사), <위시>(디즈니),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일루미네이션 외) 등을 제치고 골든글로브를 가져갔다.
이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영화 <바람이 분다> 이후 은퇴를 번복하고 10년 만에 복귀한 작품으로 화제가 됐다. 1937년 발표된 요시노 겐자부로의 소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제목을 차용하고 아일랜드 작가 존 코널리의 <잃어버린 것들의 책>을 모티브로 하여 감독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
국내 개봉 당시 최단기간 100만 관객 돌파한 이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물론 수많은 명작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낸 스튜디오 지브리에게도 최초로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안겼다. 북미에서도 지난해 8월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골든글로브는 물론 제29회 크리틱스초이스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도 노미네이트 됐다.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11세 소년 마히토가 전쟁에서 엄마를 잃고 난 후 재혼한 아버지를 따라 새엄마를 찾아 나서면서 왜가리와 함께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로 빠져드는 미스터리한 여정을 그려냈다.
이 작품은 감독 자신의 성장통을 주인공 마히토를 통해 투영하고 있고, '반전'과 '환경보호'라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세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그의 인생에 대한 '프리퀄'처럼 다가온다.
특히 감독 자신의 영화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내 그동안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사랑해 줬던 영화팬들에게 겸손한 자기반성으로 인생을 성찰하고 있다.
과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2003년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이후 20여 년만에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아카데미 회원들에게까지 어필하며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쥘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