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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이번엔 기사 내려요...

언론과 클라이언트 사이를 중재하는 현명한 홍보대행사 AE 맞아요?

언제나 급하게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홍보에서도 예외는 없다.

가끔 담당자의 실수로 보도자료 배포 일자나 일부 워딩이 오표기 돼 급히 [보도자료 정정]이란 타이틀 아래 퍼블리시티를 진행할 때가 있다.


이 때문에 항상 자료 배포를 세팅하기 전에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러한 담당자의 업무상 실수 외에도 클라이언트와 대행사의 AE 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삐걱댈 때가 있다. 클라이언트의 실무 담당자가 "이렇게 갑시다"라고 하면, 대행사에서는 대부분 클라이언트의 니즈에 맞춰 대응하기 마련인데 기사 형식에 대한 알고리즘을 경험한 이들에겐 해당 자료의 게재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란게 예측 가능하다.

게다가 급하게 진행된 탓에 실무자 간의 크로스 체킹도 부실해지고, 유관 자료에 언급된 협업 기관이나 단체에 사전 컨펌 없이 진행되는 커다란 오류가 발생할 경우, 협업 기관이나 브랜드에서 이의를 제기하게 되면 울며 겨자 먹기로, 무수한 노력 끝에 어렵게 어렵게 게재한 기사를 내려야 할 때가 있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해당 이슈가 중대한 사안임을 인지하고 포털에 게재됐던 기사를 "이번엔 내려요"라고 디렉션을 던지곤 한다. 그렇지만, 언론사 출입기자와 접점에서 소통해야 하는 홍보대행사 AE 입장에서는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 왔던 언론사와의 신뢰와 릴레이션십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어 여간 곤욕스럽지 않다.



포털의 검색매체의 경우 편집국의 데스크와 친분을 통해 배경과 인과관계를 충분히 설명하면 기사를 내릴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보도자료의 워딩과 다르게 기사화한 워딩이 문제가 돼 기사 정정을 요청했을 때 정정하는 번거로움을 대신해 데스크에서 기사를 아예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포털의 CP매체는 정정이나 삭제 등의 변경 프로세스 시에 매체에 감점(페널티)을 부여하는 탓에 삭제는 물론 정정도 쉽지 않다. 이럴 때 데스크 권한이라는 데 착안해, 출입 기자를 통해 매체 데스크와 소통을 시도하게 되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갈 수도 있다. 이러한 경험들이 점차 쌓이게 되면 미디어 리스크 매니지먼트 영역에서 전문성을 확보할 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기사 전체를 내려달라는 클라이언트 요구와 매체 편집권에 간섭할 수 없음을 강조하는 매체 사이에서 현명한 AE라면 어떤 대안을 내놓아야 할까? 이때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도록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고 상호 간에 절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중재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일방적으로 클라이언트의 입장만을 쫓아서도 안되고 매체의 편집권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하루가 지나지 않도록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납득할 만한 대안을 준비해 소통을 시도해야 한다. 부정적 어감의 헤드라인(제목) 정정으로 절충하기도 하고, 헤드라인을 포함해 특정 워딩에 대한 정정만을 요구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드라마 '열혈사제2'/출처=유튜브


다만, 가장 논리적이면서 상대방이 공감할 수 있는 워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경우에는 그러한 워딩을 함께 찾다가 아예 단락 하나를 지워버리기도 한다. 언론사와의 관계관리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언론사와 사후 소통을 통해 감사를 표현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동시에 클라이언트에도 주요 사업이나 경영활동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절충했음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꾸준하게 소통을 이어 가야 한다. 관계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유대 속에 구축될 수 있음을 명심하는 것이 좋다.


/Written by 소셜큐이터 시크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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