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사탕 중독

나를 위로해 주는 맛

by 김힝구


이번 여름의 햇볕은 뜨겁다 못해 따가울 정도였다. 내 피부를 태울 것처럼 뜨거웠고, 습도는 왜 이렇게 높은지, 방금 샤워를 마치고 나왔지만, 현관을 나서는 순간, 샤워 후의 상쾌함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여름이면, 나는 과일주스를 달고 산다. 특히 외근 후 뜨겁게 달아오른 몸을 식히는데 수박 주스만 한 것이 없다. 수박 주스라는 단어가 떠오르기도 전, 이미 수박 주스가 이미지화되고, 그 순간부터 내 더위가 사라지는 듯, 바짝 말라 있던 입 안에 생기가 돈다. 전 회사 지하 1층 카페, 내가 가장 애정하는 수박 주스 맛집을 찾은 지 3년째, 이 카페는 내게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쌓여있던 일에 대한 압박감으로 외근일정을 왕창 잡아버린 여름의 어느 날, 아침부터 내 호기로운 도전을 후회했고, 모든 일정을 마치고 평소보다도 늦게 사무실로 복귀하는 와중에도 내가 향한 곳은 그 카페였다.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수박 주스는 회사 생활의 즐거움이며, 내 스트레스 해소법이며,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다. 수박의 달콤함에 얼음이 곁들여진 차디찬 수박은 일의 피로감과 열기로 한껏 달궈진 나를 상큼하게 식혀주었다.



좀 더 손쉬운 스트레스 해소법이 책상 서랍 안에도 있었다. 바로 레몬 맛 사탕, 그 시릴 정도의 개운함이 내 치료제였다. 어렸을 때부터, 왜 그리도 상큼, 새콤, 시큼한 맛을 좋아했는지 모른다. 학교 앞 문방구에는 막대사탕에 톡톡 터지는 새콤한 가루를 묻혀가면서 먹는 사탕이 있었다. 새콤한 맛과 톡톡 터지는 그 짜릿한 맛은 중독성이 있었다. 가루를 툭툭 털어 넘기는 레모나라든가, 동전같이 생긴 비타민 사탕을 줄줄이 손에 들고 먹기 위해 엄마를 따라 일부러 약국에 따라가기도 했다. 레몬 맛은 가장 좋아하는 사탕 맛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상상만으로도 입 안에 침이 고여버릴 정도로 시디신 사탕을 입 안에서 녹을 때까지 굴려 먹으면, 레몬으로 가글 한 듯, 개운해진 입안처럼 기분도 좋아진다.

최근에는 드럭 스토어에서 발견한 새로운 레몬 사탕에 빠져 한 봉지를 순식간에 녹여 먹는 통에, 이제 혓바닥이 아릴 정도다. 나름 레몬 사탕계의 명품이라는 그 사탕은 한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또, 스키틀즈는 사워(sour) 맛, 곰돌이 젤리로 유명한 00보 젤리를 먹을 때도 겉에 새콤한 가루가 묻어있지 않은 제품은 왠지 아쉽다.


누군가 스트레스 쌓인 날 매운 음식을 찾듯, 나는 자연스럽게 새콤한 레몬 사탕을 찾는다. 혀가 아릴 정도로 신맛을 맛보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린달까. 사무실에서 먹던 그 힐링의 맛을 잊지 못해, 지금도 내 냉장고에는 차가워진 레몬 사탕이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레몬 사탕이 내 입안에서 굴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