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의 고양이님에게도 닮고 싶지 않은 점이 하나 있다. 남을 무조건 경계하는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이건 간만에 보는 사람이건 나 이외의 사람이라면 누구든 가리지 않고 보자마자 하악질을 해댄다. 그리고서 숨을 곳을 찾는다. 고양이의 생존 본능이겠지. 고양이만이 아니라 누군가의 본능이 되기도 한다. 타인에 대처하는 태도가 고양이 같아야 이 정글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 말이 옳을 수도 있지만, 나는 최대한 그 말이 그른 세상을 내 주변에 구축해가면서 살려고 노력한다. 객관적/주관적으로 부당한 일을 겪어도 그럴 의도는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려 애쓰고, 내가 건네는 말의 온도만큼 돌아오는 말의 온도도 따뜻하리라 믿으면서 할 말을 고르고 고른다. 물론 사회 체계나 관습에 대해서는 저의를 늘 염두에 둬야겠지만, 적어도 내 주변 사람들을 대할 때는 그러하다.
감사하게도 아직까지는 이런 내 신념이 무너지지 않았다. 그런 상황이 코앞에 닥쳤던 이전 직장에서는 모든 게 무너지기 전에 걸어나왔다. 내일도 이렇게, 고양이님과는 다르게 지내야지. 거참, 고양이님은 왜 이리 경계심이 큰지 모르겠다. 내가 지켜주면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