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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ing Doing Apr 17. 2016

감정 질량 보존의 법칙

단상(斷想:생각나는 대로의 단편적인 생각)2016.04.17

우울증으로 자살한 20c 미국의 여류 시인 실비아 플라스의 전기를 읽고 있다.

그녀가 8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그리고 그녀는 26살이 되는 해에 처음으로 아버지의 무덤을 찾는다.

그녀는 20살 때 첫 번째 자살 기도를 했다. 몇 년 후, 우울증의 원인을 'Developing out of a failure or inability to mourn adequately for a serious loss'라고 설명한 프로이트의 'Mourning and Melancholia'를 읽고 나서야 처음으로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갈 생각을 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충분히 슬퍼하지 못한 그녀는, 일찍이 풀어냈다면 훨씬 덜 했을 우울감을 더 키워나가고 발전시켰다, 고 저자는 설명한다.

나는 심리학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내 경험을 돌이켜보면 감정에도 질량 보존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 때는 감정 표현을 자제하는 것이 어른스러운 것과 동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항상 무덤덤하려고, 또 무덤덤해 보이려고 했다.

하지만 감정은 참는다고 소멸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참으면서 오래 보관해두면 단단히 뿌리내리면서 부패한다. 어딘가에 넣어둔 감정은 예상치 못한 때에 튀어나오거나, 애꿎은 상대를 향해 분출되기도 하며, 무의식적으로 나 자신에게 스며들듯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슬플 때는 충분히 슬퍼야 하고, 화날 때는 충분히 화를 내야 한다.

그래야 Time, Place, Occasion에 적절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진짜 어른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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