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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움이 Oct 13. 2020

잘 쉬는 것과 일하는 것

나는 여행을 잘 즐기지 못한다. 작년에 큰마음을 먹고 유럽 여행을 갔다. 여행의 목적은 '여행을 통해 내가 보고 느끼는 경험이 많으면 그리는 요소가 많아지겠지? 더 풍부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으로 갔다. 


여행은 그 순간을 오로지 느껴야 하는데 잡생각과 불안을 늘 갖고 여행을 했다. 그래서 여행 중에 그림은 생각할 수 없었고, 더구나 지금 생각하면 '내가 어디 가서 뭘 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기억에 잘 안 난다.


프리랜서를 시작하고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디지털노마드의 직종을 갖고 살아가지만, 일상의 변화가 두려워 쉽게 도전을 못 했다. 더구나 코로나로 인해 카페조차 가는 게 조심스러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고민 끝에 오늘, 가장 좋아하는 강원도로 언니의 긴 휴가를 함께 하기로 했다. 조심스러운 시기이기 때문에 미루고 미뤄서 이제 시작한다. 아마 집-바다-집-바다가 반복될 것 같지만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다. 복잡한 일정 없이 그냥 조용히 보내기로 해서인지 마음이 편해진다. 


숙소에 도착해서 발코니에 앉아 낮에 보던 풍경들을 기억하며 그림을 그리니 너무 행복했다. 약 1주일 동안 그림 그리는 일도 하고 멍 때리며 지내야겠다. 


*TMI 초등학교 2학년 때 6개월간 강원도 속초에서 살았다. 눈이 오면 아빠 무릎 이상 많이 왔고, 간첩이 와서 통금이 있던 그런 기억이 많이 남는다.(진짜다.!!!!) 


원래는 다른 주제의 내용으로 글을 쓰고 그렸지만, 오늘 느낀 기록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기록하고 싶다는 그림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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