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극적인 부분이 많다. 나서서 무언가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하고 상대방과 말을 하려고 하면 미리 어떤 말을 나눌까 대사까지 구성해서 고민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나는 프리랜서를 하면 '정말 즐거울 거야, 잘 해낼 거야, 혼자 일 하는 게 나에게 딱 맞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프리랜서 3년 차에 접어든 나는 혼자보다는 여럿이서 함께 할 때가 더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 (아마 이것도 마음이 맞아야…. 가능하겠지)
그림을 시작하며 한창 재미가 넘쳐흐를 때 혼자 그리는 게 너무 지루해서 그림 모임을 찾아서 참석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모임과 달라고 오래가지 못했다. 다시 혼자 그림을 그리다가 '이런 모임을 해보고 싶어'라는 구체적인 생각이 들면서 소극적인 내가 사람과의 교류가 있는 모임을 만들었다. 그것도 모임을 이끄는 사람이 된 것이다. 은근 감투 쓰는 것을 좋아했던 걸까…. 모임은 순조롭게 시작했으며 지금도 서로의 안부를 묻고 교류를 하고 있다.
첫 번째 모임, 그리고 두 번째 '달력 모임'까지 만들고 이번에도 또 다른 모임을 만들었다. 이번 모임은 '그림일기-일상을 그려 봅시다.'라는 주제를 갖고 시작한다. 다른 때와 달리 이번엔 총 10명의 인원으로 시작한다. 원래는 지난 8월 말에 2그룹으로 나눠서 오프라인으로 만남을 추진했지만 역시나 코로나 때문에 만나지 못했다. 서로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꾸준히 온라인으로 소소하게 소통을 나눴다.
서툴게 시작하지만, 꾸준히 기록하는 힘을 서로가 나눴으면 하는 바람으로 모임을 시작하고 싶다. 내년 1월 초에 이 모임이 종료되는데 그때의 나의 개인적인 바람은 '꾸준히 일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 드디어 첫 연재가 시작된다. 연재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2주에 한 번씩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일제히 업로드된다. 모임의 구성원들은 어떤 이야기로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