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과 비대면, 실시간과 비실시간을 아우르는 하이플렉스
HyFlex(Hybrid + Flexible) Learning 소개
I. 비대면 온라인 교육의 일상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공교육을 포함한 대부분 교육 기관의 강의와 수업이 비대면 온라인 환경 위주로 이루어졌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수업이나 교육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모습이 대중들에게 익숙해지고 일상화되었다. 따라서, 이제 관심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학습자의 여건과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최적의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커진 것 같다. 즉, 팬데믹 상황과 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학습자의 필요와 처한 상황에 따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박지혜, 2021).
팬데믹 이후 교육 분야에서 하이브리드 러닝의 형태에서 더 나아가 유연하게 학습자가 수업전달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하이플렉스(Hyflex) 학습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이플렉스 러닝은 학습자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학습내용이나 교수법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학습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학습은 테크놀로지, 학습자, 교수자, 그리고 교육환경 등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플렉서블 러닝은 온라인 수업이 커리큘럼에 포함되는 것이 특징이고 장소, 시간, 수업기간, 테크놀로지 활용, 전일제 수업 유무 등에 따라 학습자가 학습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앞으로 급격한 사회발전 및 변화로 인해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평생교육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학습자 중심의 유연한 학습 방식 제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I. 혼합 방식의 학습 유형들
다양한 형태의 학습 방식을 혼합한 방식은 일반적으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으로 불리며 이 개념은 학자들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Graham, 2005).
첫째는 수업전달매체를 혼합한다는 의미이다(Bersin et al., 2003). 수업매체의 혼합이란 수업을 위해 사용되는 다양한 매체의 혼합을 의미한다(이상수, 2007).
둘째는 수업방법의 혼합을 의미한다(김도헌, 2003). 수업방법의 혼합이란 다양한 수업전략을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는 e-러닝과 오프라인 수업의 혼합을 의미한다(Rooney, 2003). 이러한 입장은 오프라인 학습이나 온라인 학습방법이 본질적으로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들 간의 조화로운 균형을 찾고자 하는 입장이다(이상수, 2007).
넷째는 이들 모든 것들의 혼합을 의미한다(송영수, 2003). 이 입장은 위의 세가지 중 하나의 입장을 지지하기 보다는 이들 중 한 가지의 혼합이 이루어지든 또는 모든 요소의 혼합이 이루어지는 모든 방식을 블렌디드 러닝으로 보는 것이다(이상수, 2007).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의미의 블렌디드 러닝에는 대부분 온라인 학습이 포함되어 있는데 온라인 교육은 팬데믹 이전부터 오랜 시간 동안 효과적인 교육의 수단으로 연구되고 성숙되어 온 교수법이다. 박지혜(2021)는 전통적인 대면학습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교수 방식의 흐름을 [그림 1]과 같이 구분하였다.
[그림 1] 교수 방식의 유연성에 따른 플렉서블 러닝의 구분(박지혜, 2021)첫 번째 디지털 전환은 온라인 러닝(online learning)이다. 그후, 교수법과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의 대면 학습에 온라인 러닝 요소를 접목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과 학생의 선호와 필요성에 따라 대면 혹은 비대면으로 수업 참여를 결정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러닝(hybrid learning)의 형태로 발전하였다. 팬데믹 이후에는 하이브리드 러닝의 형태에서 더욱 유연하게 학습자가 수업전달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하이플렉스 모델(hyflex model)이 각광받고 있다.
III. 하이플렉스(HyFlex) 학습 모델
하이플렉스(HyFlex)는 하이브리드(Hybrid) 러닝 형태에 플렉서블(flexible)이란 단어를 합성하여 만든 말로 브라이언 비티 교수(Brian Beatty,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가 2005년에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으로 수십 년간 여러 대학에서 사용된 교수법이다.
하이플렉스 모델이 개발된 계기는 대면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듣는 학생 모두에게 제한된 자원(시간, 교수자, 수업공간)으로 양질의 수업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박지혜, 2021). 하이플렉스 러닝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학습자에게 수업의 참여 형태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수업이라는 점이다. 하이플렉스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면대면교육, 실시간 온라인교육, 비실시간 온라인 교육 중 원하는 수업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어 학습자 요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KERIS, 2020). 또한, 학교 교실환경과 비슷한 학습 환경을 구축하여 온라인 및 오프라인 학습자에게 평등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Cunningham, 2014). 하이플렉스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되면 온라인 수업에서 발생하는 교육의 질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코로나로 인해 다수의 학생이 함께 대면 수업을 수강할 수 없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플렉스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거나 신체적인 문제로 인해 수업에 참여할 수 없는 학습자에게 학교 교실환경과 비슷한 학습 환경을 구축하여 평등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Cunningham, 2014: 34). 또한, 하이플렉스 수업은 융통성 있는 학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이플렉스 수업은 대면 수업 혹은 온라인 수업 참여를 학습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므로 학습자의 수업 만족도가 높고, 실시간으로 교수자 혹은 학습자의 얼굴을 보며 서로 간의 상호작용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으므로, 토론 및 협동학습이 기존 면대면 수업보다 수업 효과성이 높다(Irvine, 2010).
요약하자면, 플렉서블 러닝의 장점을 모은 형태인 하이플렉스 모델은 철저하게 학생의 상황에 맞게 수업전달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multi-model delivery solution) 학습자 중심의 교수법이라고 할 수 있다[그림 2].
[그림 2] The HyFlex Model(박지혜, 2021)IV. 하이플렉스 학습의 설계 및 운영
하이플렉스 방식의 과정 설계를 연구한 Beatty(2021)는 이 방식에 기반한 교수법의 근본적인 특징으로 학습자 선택권(learner choice 또는 alternatives), 동일성(equivalency), 재사용 가능성(reusability), 그리고 접근성(accessibility)이라는 네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그림 3].
[그림 3] 하이플렉스 학습의 4가지 원리(Beatty, 2019)우선, 학습자 선택권(learner choice)이란 학습에 참여하는 방식을 학습자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하이플렉스 교수법은 대면수업을 평소대로 진행하되, 대면수업으로 참석하기 어렵거나 실시간으로 참석이 어려운 학습자를 위해 대면수업을 실시간 온라인으로 중계하거나 대면수업을 녹화한 자료를 비실시간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학습자는 학습일마다 수업전달방식을 선택하면서 본인 스스로 학습경험을 설계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갖는다. 이처럼 학습자에게 학습 선택의 자율성을 제공함으로써 팬데믹과 같은 시기에 학습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동일성(equivalency)이란 대면, 실시간 온라인, 그리고 비실시간 온라인 중에서 어떤 형태로 학습을 하더라도 학습자가 동일한 학습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학습활동, 토론, 과제, 그리고 평가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즉 수업전달방식으로 인해 학습자가 얻는 교육의 효과가 다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습을 제공하는 방식이 달라도 학습자가 동일한 학습 효과를 얻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제인데 박지혜(2021)는 백워드 설계(Backward design) 방식으로 교육 과정을 설계하면 학습성과 및 교육목적을 먼저 염두에 둔 후에 평가방법 및 교수설계를 하기 때문에 하이플렉스 러닝에서 우려하는 동일성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세 번째로 재사용 가능성(reusability)이란 마이크로러닝 콘텐츠와 유사하게 강의 영상을 주제별로 구분하여 촬영 및 녹화하여 이후에도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하이플렉스 러닝에서 비용 절감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 중 하나로 다음에 재촬영하거나 편집할 때 쉽게 영상 추가 및 제거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존 강의를 재사용하게 될 경우, 비용 절감 외에도 녹화된 강의를 수업자료로 학습자에게 제공하게 되면서 플립 러닝과 비슷한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재사용한 강의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이나 한 번 더 강조할 수업내용은 하이플렉스 러닝 형식으로 제공하면서 플립 러닝이 결합된 하이플렉스 러닝의 형태로 교육 과정을 제공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접근성(accessibility)은 수업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테크놀로지를 학습자에게 제공하고 테크놀로지 활용능력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접근성에 대한 또 다른 측면의 의미는 하이플렉스 러닝을 통해 타 학교의 강의를 수강하거나 공동으로 강의를 개발하며 학생들이 다양한 강의를 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동 개발된 강의를 온라인으로 송출하여 타 학교와 공유한다면 각 학교 학생들이 공통으로 듣고 토론이나 실험과 같은 부분은 각자의 학교에서 온라인 혹은 플립 러닝의 형태로 진행할 수 있다. 학교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하여 강의 개발 및 운영을 할 수 있고 학생들은 다양한 강의를 듣고 여러 학교의 수업자료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온라인 학습자와 오프라인 학습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하이플렉스 수업은 오프라인 학습자와 온라인 학습자가 동일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습활동 및 수업이 설계되어야하기 때문에, 일반 온라인 수업이나 오프라인 수업과는 다르게 설계되어야 한다.
첫째, 학습자에게 온라인, 오프라인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Beatty, 2019).
둘째, 교수자-학습자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업이 설계되어야 한다. 수업에서 온라인·오프라인 학습자 모두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두 학습자 모두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온라인 학습자와 오프라인 학습자가 서로 협업하고 결과물을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시간 교육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Beatty, 2019).
한송이와 이가영(2021)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하이플렉스 수업 형태 및 현실적 조건을 고려하여 하이플렉스 수업을 설계 및 운영하고, 이를 수강한 학습자의 인식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그들은 이를 위해 하이플렉스 관련 선행 연구 내용을 토대로 하이플렉스 수업을 위한 수업 설계 원리를 제시한 바 있다[그림 4].
[그림 4] 하이플렉스 수업을 위한 수업 설계 원리(한송이 외, 2021)V. 하이플렉스 교육 관련 국내외 사례
국내외 몇몇 대학에서 코로나 이후의 하이플렉스 수업이 가능한 수업 환경을 구축하고 운영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벨기에의 KU Leuven 대학에서는 2019년부터 하이플렉스 수업을 위한 제반 인프라를 구축하여 시행해 오고 있다. KU Leuven 대학의 경우, [그림 5]와 [그림 6]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오프라인 교실에 실시간 온라인 학습자와의 공동 학습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면대면 학습자와 온라인 학습자의 학습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상호간 커뮤니케이션과 학습시 상호작용을 증진시키기 위한 환경을 구축하여 제공하고 있다.
[그림 5] KU Leuven 대학의 하이플렉스 수업 장면
[그림 6] KU Leuven 대학의 하이플렉스 시스템 데모 화면국내의 경우, 대표적으로 서울대학교 SNU-Hybrid 대형 강의, 세종대학교 온·오프라인믹스 하이플렉스러닝, 한양대학교 HY-LIVE가 하이플렉스 수업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한양대의 경우 HY-LIVE 수업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HY-LIVE 수업방식은 5G 텔레프레즌스 영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하여 ‘홀로그램 오프라인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강의방식이다. HY-LIVE 수업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온·프라인 수업의 형태와 관계없이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교수자에게 실시간 질문하기, 온·오프라인 수업 형태의 학습자와 함께 상호작용하기 등 학습자 중심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한송이 & 이가영, 2021).
[그림 7] HY-LIVE 수업 모습
[그림 8] HY-LIVE 수업 설계도(양주성, 2020)VI. 마무리하며
비대면 원격 학습의 비중이 커지면서 하이플렉스(HyFlex) 학습 모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일부 대학 등에서는 이미 하이플렉스 방식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학습에 참여하는 학습자들에게 동일한 학습 효과를 제공하려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아 보인다.
하이플렉스 모델을 연구하거나 실제로 적용하는데 있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들은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하이플렉스 학습에 참여하는 학습자들은 하이플렉스 모델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장점 및 단점)?
하이플렉스 학습 방식(면대면, 실시간 온라인, 비실시간 온라인)이 과연 학습자들의 학습을 증진한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하이플렉스 학습 방식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학습을 제공하기 위해 개선 또는 보완되어야 할 사항들은 무엇일까?
<참고 문헌>
1. 김준, 이가영(2021). 블렌디드러닝 기반의 공연 작품 제작 실기 수업 사례 연구. 문화와 융합, 43(5), 111-127.
2. 박지혜. (2021). 포스트 코로나 시대 플렉서블 러닝과 첨단기술 활용 중심의 의학교육 전망과 발전. 의학교육논단, 23(3), 147-153.
3. 송영수. (2003). 새로운 인재 양성 패러다임과 Blended Learning의 등장. 인사관리 7월호, 18-21.
4. 양주성. (2020). 텔레프레즌스 HY-LIVE 교육 시스템. Ingenium(人材니움), 27(1), 51-57.
5. 한송이, 이가영. (2021). 대학교육에서 하이플렉스(Hyflex) 수업 사례 연구: A대학의 사범대 교직 강좌를 중심으로. 교육문화연구, 27(5), 269-289.
6. 한양대뉴스팀 (2020.10.04), 홀로그램 교수는 처음이지? 한양대학교 뉴스. Retrieved from https://www.hanyang.ac.kr/web/www/special1?p_p_id=newsView_WAR_newsportlet&p_p_lifecycle=0&p_p_state=normal&p_p_mode=view&p_p_col_id=column-1&p_p_col_count=1&_newsView_WAR_newsportlet_action=view_message&_newsView_WAR_newsportlet_messageId=597946
7. Beatty, B. J. (2019). Hybrid-Flexible Course Design: Implementing student-directed hybrid classes (1st ed.). EdTech Books. Retrieved from https://edtechbooks.org/hyflex
8. Cunningham, U. (2014). Teaching the disembodied: Othering and activity systems in a blended synchronous learning situation. International Review of Research in Open and Distributed Learning, 15(6), 33-51.
9. Educause Learning Initiative. (2020). 7 Things You Should Know About the HyFlex Course Model. Educause, Jul.
10. KERIS (2020). [특집호] 고등교육ㆍ학술연구 에디션: 2020 ICT 융합교육 글로벌 동향. ICT융합교육 글로벌 동향 리포트.
11. Graham, C. R. (2006). Blended learning systems: definition, current trends, and future directions.In Bonl, C. J. & Graham, C. R. (Eds.), Handbook of blended learning: Global perspectives, local designs. San Francisco, CA: Pfeiffer Publi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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