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과 책무성이 상호 조화를 이루는 조직를 꿈꾸며
# 이 글은 글로벌 이코노믹에 <자율적인 업무 환경과 개인의 책무성이 상호 조화를 이루는 조직을 꿈꾸며>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경영칼럼의 원문 글입니다.
책무성(Accountability)이라는 단어는 책임이나 책임질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단어는 원래 ‘account’라는 단어에서 유래 되었으며, account는 고대 프랑스어의 ‘acont’에서 나온 말이다. 이는 ‘계산하다’, ‘설명하다’ 혹은 ‘책임지다’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책무성이라는 단어는 보통 어떤 행동이나 의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 결과에 대해 설명하거나 이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을 나타낸다. 여기에는 개인이나 조직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수용하는 것을 포함한다(ChatGPT-4의 답변 내용을 각색).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책임(Responsibility)이라는 단어에 비해 이와 비슷한 의미를 지닌 책무라는 단어는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책임이라는 단어에 비해 책무라는 단어는 왠지 훨씬 더 무겁고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혹자는 이 두 단어의 개념을 ‘양도 가능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책임(성)의 경우 권한과 함께 대리인에게 관리 책임을 양도할 수 있지만, 책무(성)의 경우 권한은 양도할 수 있어도 결과에 대한 잘잘못을 답하는 설명 책무는 절대로 양도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책무성은 오너십과 밀접하게 관련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본인이 재직하고 있는 회사는 기본적으로 출퇴근 없이 재택 근무를 기반으로 일하고 있다. 출퇴근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구성원 개개인이 가장 효과적으로 몰입할 수 있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서 일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업무 관리나 보고를 위한 내부 회의도 꼭 필요한 경우에만 모여서 진행한다.
그러다보니 외부에서 만나는 분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그렇게 회사를 운영하면 업무나 성과 관리가 제대로 되겠냐는 것이다. 당연한 걱정이다. 인간은 약하고 간사한 존재이기 때문에 조직의 통제나 관리가 없으면 업무 효율이 오르지 않거나 때로는 한없이 게을러 질 수도 있으며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에서 구성원들에게 자율적인 업무 문화를 보장한다면, 조직 구성원들도 그에 상응하는 교환 가치를 조직에게 제공해야 한다. 기업 조직과 그 구성원 사이의 관계는 근로 계약서와 같이 문서로 명문화 되어 있든, 아니면 조직 내에서 암묵적으로 합의가 되어 있든 일종의 사회적 계약을 체결하고 상호간에 노동과 보상을 제공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걸 설명하는 이론이 사회교환이론(Social exchange theory)이다.
저자는 조직에서 자율적인 근태나 업무 문화를 제공하는 경우, 조직 구성원이 그에 상응해서 제공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바로 책무성이라고 생각한다. 일의 내용과 결과에 대해 단지 업무를 위임 받은 대리인의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통제하고 관리해 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진정성과 신의를 발휘하여 과정과 결과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상호적인 계약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젊은 세대가 기업의 구성원으로 들어오면서 갈수록 평균 근속 기간은 줄고 이직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이로 인해 '조용한 퇴사'라는 표현이 회자되기도 했다. 기업에서는 조직 구성원들의 근속 기간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기도 하고 자율성이 높은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열정과 창의성을 가지고 조직몰입(Organizational commitment)을 보여주는 인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통해 조직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조직은 구성원들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자율적인 업무 환경을 제공하고, 구성원들은 책무성을 기반으로 몰입을 통해 성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상호호혜적인 조직을 꿈꾸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