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 '일'에서 답을 찾다
‘라이프크래프트(LifeCraft)’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인사쪽 업무를 하시거나 HRD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아마 이 단어를 들었을 때 ‘잡크래프팅(Job Crafting)’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라이프크래프트’는 최근 플랜비디자인에서 새롭게 출간한 도서인 <라이프 크래프트: 인생 후반전, ‘일’에서 답을 찾다>라는 책의 제목입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찾고, 내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고 싶은 순간이 있으셨나요? 특히 인생의 중반부에 접어 들면서,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진정한 나'를 마주하고 싶다는 갈증을 느끼고 계시지는 않는지요?
‘라이프크래프트(LifeCraft)’는 유명한 게임인 ‘스타크래프트(StarCraft)’에서 영감을 받아서 지은 제목이긴 하지만, 그 의미는 훨씬 더 깊습니다. 유사한 개념으로는 인력 개발 관점에서 사용하는 ‘잡크래프팅(Job Crafting)’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잡크래프팅(Job Crafting)은 조직과 직무 설계 분야에서 주목받는 개념으로,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을 더 의미 있고 만족스럽게 만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직무를 재구성하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직무 기술서에 명시된 역할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직무에 대한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개인의 강점, 가치, 흥미를 반영하여 업무를 재정의하는 과정입니다.
‘잡크래프팅’이 자신의 일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개념인 것처럼, ‘라이프크래프트’는 미래의 일과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창조해 나가는 과정을 뜻합니다. <라이프 크래프트>의 저자인 윤형준 교수(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인력교육 및 개발 전공)는 이를 ‘놀이하듯 창조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독자들이 자신의 인생이라는 게임을 전략적으로 플레이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라이프 크래프트>는 단순히 자아를 발견하는 여정을 넘어,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과거부터 미래까지 인생의 이야기를 정리하며, 인생 후반전의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을 안내합니다. 특히 30대 중반부터 50대 중반까지, 치열하게 삶을 살아낸 분들을 위한 ‘중년 버전’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부모이자 자녀의 역할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고, 직장에서는 전문가이자 리더로서 다양한 역할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기 쉬운 분들에게 커리어를 어떻게 개척해 나가야 할 지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합니다.
<라이프 크래프트>는 현재의 위치에서 ‘나는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빠’, ‘과장님’, ‘부장님’ 등 타인의 기대에 묻혀 진정한 ‘나’를 잊고 살아왔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입니다. 문득 흰머리와 주름살만 늘어난 것 같아 억울함을 느끼거나,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 준비에 조바심이 드는 분들에게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20년 이상 세계 각지의 대학생 및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컨설팅과 연구를 진행하며 쌓은 통찰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특히 저자는 미국 연방정부에서 대량 실직을 경험한 분들을 대상으로 한 2일짜리 워크샵 과정을 이끌면서 참가자들의 가치 및 강점 인식의 명확성, 커리어 전환 자신감,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자는 어느 정도 사회 생활을 경험한 중년에게 더 깊은 울림과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현장 적용과 검증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이 책은 ‘눈으로 읽는 책’이 아닌 ‘손으로 쓰는 책’입니다. 단순히 글자를 따라 읽는 것을 넘어, 직접 답을 써 내려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변화의 시작이라고 강조합니다. 책에 쏟는 ‘손의 노력’이 클수록 얻어가는 통찰과 변화도 깊어질 것입니다.
효과적인 활용을 위해 저자는 다음 사항을 당부합니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따라가세요: 에니어그램이나 목표 설정 등 개별 내용은 다른 훌륭한 서적들이 많지만, 이 책의 진가는 모든 활동을 하나로 꿰어 초기 내면의 작업과 후반 미래 설계가 연결된다는 데 있습니다. 띄엄띄엄 읽기보다는 서문부터 차근차근 따라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QR 코드와 생성형 AI를 활용하세요: 지면 제약으로 담지 못한 더 많은 내용은 QR 코드를 통해 접할 수 있으며, 내려받은 워크시트에도 마음껏 기록할 수 있습니다. 최근 발전한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작성한 정보를 입력하고,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적극 권장합니다.
주기적으로 돌아보고 수정하세요: 이 책에 기록한 내용들은 수년 후에라도 다시 돌아보고 수정하는 작업을 반복하며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인간을 단순히 환경에 반응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닌,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에이전트(agent)’로 보았습니다. 그의 휴먼에이전시(HumanAgency) 이론은 우리가 어떻게 자신의 삶을 끌어나가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합니다. 참고로 여기에서 ‘에이전시’는 대리인을 의미하지만 이와 더불어서 주체성, 주도성으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때로 ‘나는 이미 늦었어’, ‘여건이 받쳐주지 않아’, ‘나는 그럴만한 능력이 없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제한합니다. 하지만 반두라의 연구는 우리 모두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에이전트라고 주장합니다. <라이프 크래프트>(p.35)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생성형 AI 기술의 최근 핵심 트렌드는 ‘에이전트’입니다. 인간이 일일이 작업 방식이나 프로세스를 지시해주지 않아도 작업 지시자의 의도를 잘 알아채고 맥락에 맞는 추론 과정을 거쳐 퀄리티 높은 답변을 제시해 줍니다. 그리고, 이제는 답변 제시에 그치지 않고 실제 결과물(파워포인트 슬라이드, 바이브 코딩을 통한 애플리케이션 등)을 작성해 주거나 사람이 원하는 작업(여행 스케쥴 작성 및 티켓 예약 등)을 대신 처리해 줍니다.
갈수록 인간이 해 왔던 작업들의 많은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대신 수행할 수 있게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나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것처럼 인생과 커리어의 주체로서의 인간의 주도성과 주체성이 간과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인간으로서 ‘나다운 삶’을 찾는 여정이 필요합니다. 그 여정의 핵심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삶과 일이 일치하는 인생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특히,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분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인생 후반기의 목표를 설정하며, 그 작업을 위한 실행 계획을 수립하는 일은 인생의 전환점에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라이프 크래프트>는 단순히 책을 덮는다고 끝나는 여정이 아닙니다. 인생 후반전은 종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과 의미의 출발점입니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Stay Hungry, Stay Foolish"처럼, 지식과 성장에 대한 끊임없는 열망과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를 유지하며 변화와 성장을 추구해야 합니다. 우리의 뇌는 나이에 상관없이 변화할 수 있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을 가지고 있으니, 평생 학습자로서 새로운 도전과 성장을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책은 독자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수동적인 관찰자가 아닌, 적극적인 설계자가 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자신의 가치와 목표에 부합하는 삶을 의식적으로 창조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여러분은 더욱 진정성 있고 균형 잡힌 삶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이프 크래프트>의 여정을 통해 얻은 통찰과 발견들을 바탕으로, 여러분만의 특별한 인생 후반전을 힘껏 개척해나가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