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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 재구성> 곱씹어보기

by Rainy Park
“경영은 그 자체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고, 그 목적은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곧, 경영의 목적은 ‘좋은 이웃’이 되는 것입니다.” <조직문화 재구성>(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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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 재구성>의 저자는 기존 경영의 목적이 '이윤 추구'에만 치중되어 있어 많은 조직문화 활동과 리더십 교육이 효과를 보지 못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대신 조직의 목적을 '좋은 관계 만들기', 즉 서로 '좋은 이웃'이 되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선뜻 수긍이 되시나요?

경영의 목적이 서로 ‘좋은 이웃’이 되는 것이라는 말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의하지 못하실 것 같고 오히려 반론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듯 합니다.


저 자신도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이게 무슨 말이지?’ 또는 ‘기업 조직과 경영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처음 들어보는데 대체 무엇을 근거로 이렇게 주장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저자가 조직문화에 대해 너무 이상향을 추구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추천사를 보면 "조직이란 결국 ‘서로가 좋은 이웃이 되는 공동체’라는 저자의 정의는 제가 탐독했던 수많은 국내외 조직문화 전문가 그 누구에게도 들어본 적이 없는 독보적이며 창의적인 정의입니다"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책의 전반부에서 조직문화 활동과 리더십 교육이 ‘이윤추구에서 이웃추구로의 전환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이는 고객을 수익을 올려주는 객체가 아닌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으로, 구성원을 돈을 벌기 위한 자원이 아닌 함께 성장하고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이웃으로 보는 관점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조직 내에서 이윤 추구가 아닌 이웃 추구로 관점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수적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저자는 스캇펙(M. Scott Peck)의 글을 인용하여 사랑을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영적 성장을 도울 목적으로 자신을 확장시켜 나가려는 의지(조직문화 재구성; p.42)”라고 정의합니다. 다만, 여기에서 사랑은 맹목적인 것이 아니라 ‘분별 있게’ 주고 ‘분별 있게’ 주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랑은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영적 성장을 도울 목적으로 자신을 확장시켜 나가려는 의지 <조직문화 재구성>(p.42)


이처럼 이 책에서는 경영과 조직의 근본 목적을 재정의 하면서, ‘이윤추구’를 넘어 ‘좋은 관계를 만들고, 좋은 이웃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경영의 목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조직이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여기에서 이야기 하는 공동체의 특징 중 하나로 구성원 개개인이 ‘자기다움’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구성원 개개인의 자기다움이 먼저 회복되고 이를 기반으로 개인생활과 조직생활이 서로 연결되고 하나로 통합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면서, 스캇펙이 언급한 온전한 공동체의 특성 여섯 가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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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와 관련하여 눈에 띄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자기다움을 회복한 개인이 조직 내에서 이기적으로 행동하게 되면 그것이 곧 공동체 내에서는 이타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말이었습니다.


다시 정리해서 이야기 하자면, 개인의 독특한 기여가 조직과 사회 발전에 가장 이타적인 일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매슬로의 글을 인용하면서, “시너지란 이기심과 이타심 사이의 이분법이 허물어지는 것”이라고 시너지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조직 문화의 근본적인 재구성을 제안하는 책입니다. 이윤 추구라는 전통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 '이웃 추구'라는 '사랑'의 관점에서 조직을 바라보고, '분별력'을 통해 구성원 각자의 '자기다움'을 회복하며, 궁극적으로는 '온전한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조직의 효율성을 넘어 구성원 개인의 행복과 성숙을 가능하게 하며, 진정한 '시너지'를 통해 조직의 지속적인 발전과 진화를 이끌어낼 것입니다.


조직문화에 관심이 많거나 업무상 조직문화와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이시라면 이 책에서 정의하고 주장하는 내용에 관심을 한번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분명 책의 내용과 현실 사이에 적지 않은 간격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 간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오랜 시간 동안 관찰하고 대화하고 사유하면서 곱씹어 보는 시간을 가지시길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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