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멜리에스필름 Apr 04. 2024

일본영화 괴물 리뷰와 해석

 첫 번째 챕터는 단란한 미나토와 아이의 엄마가 근처 건물에 난 불을 목격하면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점차 미나토에게 의문스러운 일들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 의문은 미나토에게 학교폭력이 일어났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고, 이에 분노한 미나토의 엄마는 학교를 찾게 됩니다. 하지만 잘못에도 반성 없는 듯한 태도의 교장과 폭력의 당사자인 호리선생님의 모습에서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그들의 무성의한 태도는 마치 영화 속의 중요한 대사인 돼지 뇌를 가진 인간 같은 수동적이고 무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첫 챕터는 차가운 사회고발 추리극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챕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악당을 찾아 그를 단죄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챕터인 미나토의 담임인 호리선생의 챕터로 넘어가면서 왜 그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는지가 차차 밝혀지게 됩니다. 호리 선생은 결코 폭력을 휘두르지 않았던 것이죠. 호리 선생님은 아이들의 거짓말의 희생양인 걸까요?


 그리고 마침내 세 번째 챕터가 이어집니다. 표면을 맴돌던 이야기는 처음으로 아이들의 내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미나토는 자신이 호리 선생님에게 거짓말을 했던 것을 고백하며 실의에 빠집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행동은 사랑하는 요리를 지키기 위함이었죠.


 몇몇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것은 행복이라 할 수 없어. 하지만 모두가 가질 수 있는 건 행복이라 할 수 있지.


 교장 선생님은 실의에 빠져 있는 미나토에게 위 대사를 말합니다. 그것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누구보다 민감한 교장 선생님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미나토는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을 찾기 위해 힘껏 뛰어갑니다. 미나토가 사랑하는 것은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하고 따돌림을 당하던 요리와 함께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태풍이 불어 닥치고 이 두 친구의 행복한 시간은 위협을 받습니다. 간신히 태풍으로 벗어난 이 소년들에게 햇빛이 비춰진 초원이 드러납니다. 이들은 웃으며 서로 손을 맞잡고 그 초원을 뛰어가면서 영화는 마무리 짓습니다. 


 첫번째 챕터의 고발과 범인 찾기는 영화가 말하려는 본질에 대한 일종의 맥거핀처럼 보였습니다. 영화가 바라는 것은 악인을 찾아 누군가를 단죄하는 것인 사회 전체에 대한 비판과 의문을 던지고, 아이들의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괴물은 누구지?

 미나토와 요리가 부르는 노래 중 한 구절입니다. 괴물은 누구지? 이 괴물은 사회가 만들어내는 괴물이란 낙인에 대해서 생각하게 합니다. 학교의 학생들과 요리의 아버지는 요리가 괴물이라 말하죠. 사람의 몸에 돼지의 뇌가 들어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요리는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선한 영혼을 가진 아이입니다. 그것은 일종의 사회가 찍는 낙인이자.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한 몸부림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엘리트로서의 삶을 살았던 요리의 아버지는 결혼생활의 실패의 원인을 아이에게서 찾으려 하고, 아이는 학교에서 일반적인 무리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함으로서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합니다. 계속해서 자신과 다른 존재에 대해 괴물을 만드는 사회에 던지는 감독의 메시지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미나토와 요리에게 괴물이란 하나의 놀이 처럼 보입니다. 어쩌면 아이들에게 괴물이란 사회에 속하지 못하는 몇몇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에게 괴물이란 저주라는 낙인이 아닌 축복이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가 결말을 맞아 갈 때 관객석에서 눈물 흘리는 분들이 많더군요. 저 또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서로를 사랑한 죄 밖에 없는 이 아이들이 겪어야 했던 일들은 너무 가혹하고 험난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어쩌면 영화의 결말이 아이들의 꿈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현실의 아이들은 태풍 속에 휘말려 죽을 정도로 어렵고 험난한 삶을 살아야 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아이들의 미래가 행복하기를 빌게 되더군요.


같은 내용인데 소리로 듣고 싶으신 분들은 유튜브 영상을 시청해주세요. 영화영상은 없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