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멜리에스필름 Apr 08. 2024

괴인 리뷰와 해석

 괴인은 굳이 해석하면서 보지 않더라도 크고 작은 웃음과 독특한 관계를 보는 것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괴인의 이야기를 더 깊이 파보면, 인간관계에 관한 영화라 볼 수 있습니다. 이 관계로 인물들과의 긴장과 이완이 재미있게 설계된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 다시 이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니 훨씬 더 재밌게 느껴지네요.


 크게 1부와 2부로 나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1부의 기홍은 사람들과 관계하고 싶지만 주변부만 맴돕니다. 호감을 가진 아영에게도 밀쳐지기만 할 뿐이죠. 심지어 가족들과도 제대로 된 관계를 맺고 있지 않죠. 즉 1부의 관계는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일방적인 관계라는 것인데요. 기홍이 아영에게 향하지만 아영은 기홍을 원하지 않고, 가족들도 기홍에게 향하지만 기홍이 가족에게 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2부 정환과 현정의 집에 살게 되면서 기흥은 인물들과 상호관계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좀처럼 관계 맺지 못하던 기홍이 이들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일종의 대안 가족의 모습을 갖췄다고 생각했습니다.  


 정환과 현정의 관계가 흥미로운데요. 정환은 현정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현정은 정환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현정은 정환의 결핍을 기홍으로서 채워주려고 데려왔다고 하죠. 하지만 현정 자신의 결핍까지 기홍으로 채우려고 하면서 균형이 무너지게 됩니다. 기홍과 현정의 불륜 관계를 확인한 정환은 결국 하나라는 인물로 그 둘의 관계를 막아 세웁니다. 그럼으로서 3인구도의 불안했던 구조가 4인 구도의 관계로서 균형을 맞춰지게 됩니다.


 이 관계는 집안의 구조로서 설명되는데요. 현정과 정환의 방은 2층을 통해서 기홍의 방으로 이동 할 수 있습니다. 조용히 움직인다면 정환이 모르게 기홍과 현정은 밀회를 나눌 수 있었죠. 하지만 하나를 2층에 통로에 둠으로서 그 밀회가 어려워집니다. 


 영화가 유산 계급인 정환과 현정이 무산계급인 기홍과 하나를 이용하는 것이라 생각해 볼 법도 했는데요. 영화가 나아가는 방향으로 볼 때 지나친 해석처럼 보였습니다. 오히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제 하나까지 함께하는 4인의 괴상한 대안 가족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홍과 현정의 관계는 불륜이고 잘못된 행위이지만, 그 바탕에는 정환과 현정의 불완전했던 관계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빈틈을 매워주는 것은 인간 블록 같은 기홍이었구요. 하지만 기홍이 현정에게 더 기울어짐으로서 균형이 무너졌었는데요. 하나의 존재로 이 관계는 다시 4인구도로 균형을 맞추게 됩니다. 

 

 만약 정환이 현정과의 관계를 포기할 생각이었다면, 아마도 굳이 하나를 받아줄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존재로 관계에는 긴장이 넘치게 되고 이야기가 훨씬 풍부하고 더 재밌어진 것 같습니다. 영화 속의 관계는 복잡하고 평범하지 않은데요. 저는 이들의 관계가 영화가 끝이 나도 어쩌면 이런 방식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단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같은 내용인데 소리로 듣고 싶은 분들은 유튜브 영상을 들어주세요. 영화 영상은 없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보스턴 교살자 리뷰와 해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