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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리에스필름 Apr 15. 2024

바튼 아카데미 리뷰와 해석

 바튼 아카데미는 1970년 크리스마스 방학을 앞둔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눈이 오는 아름다운 풍광과 평화로운 전경 등을 비추며 영화는 시작합니다. 크리스마스 방학으로 모두가 고향으로 떠나가는 이때에 고집불통 교사 폴과 사고뭉치 앵거스 그리고 몇몇 학생들만이 각자의 사정으로 집으로 향하지 못합니다. 학생들의 식사를 담당하는 메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소중한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이때에 쓸쓸하게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는 세 명들의 마음은 극과 극으로 대비되어 더 쓸쓸함을 느끼게 되죠. 하지만 우연한 사건으로 이들은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고 처음으로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적절한 유머와 함께 인물들의 내면에 있는 고통과 슬픔을 마주하며 따뜻한 치유로 향해가는 영화입니다. 인물의 감정을 포착하는 섬세한 시선이 돋보인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재밌게 본 영화였습니다. 


 바튼 아카데미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학교입니다. 가장 오래된 교사인 폴은 학생들을 엄격하게 다룹니다. 엄격함만이 교육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느끼지 못하는 듯합니다. 우연히 앵거스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앵거스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상처를 가진 학생이었다는 것을 알게되고 이에 동조하며 마음을 나누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숨겨져 있던 자신의 상처와 권위의식까지 내려놓습니다. 전통과 권위만이 교육의 전부라고 믿었던 폴의 교육관이 변경되는 시점이자. 자신의 견교 했던 좁은 자아를 붕괴시키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까지의 폴의 삶이 권위를 중시하는 수직적 사고 방식이었다면, 앵거스와 메리와 어울리면서 수평적 사고를 하게 되고 권위를 내려놓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 스스로 해방을 맡게 됩니다.  


 자유분방함을 추구하는 앵거스는 기행을 일삼지만 남들과 관계 맺는데는 서툽니다. 자신이 세상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존재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우연히 폴과 함께 시간을 보냄으로서 그런 생각을 내려놓게 됩니다. 폴이 보여주는 신뢰와 애정의 힘으로 세상에 대한 냉소주의를 극복하게 됩니다. 


 전쟁파병으로 아들을 잃은 메리는 상실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폴과 앵거스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상실감을 어느 정도 털어내고 일어설 힘을 얻게 됩니다. 학생과 교사를 위해 요리를 하며 그동안 사람들에게 주기만 했던 메리는 폴과 앵거스에게 관심과 애정을 받으며 회복의 기점을 마련하게 됩니다.  


 바튼 아카데미에서 보낸 이들의 겨울은 짧은 시간 안에 스스로의 상처를 돌아보고 치유하게 되는 마법과도 같은 순간이자. 영화적인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변화를 통해서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불과 그 짧은 순간 안에 삶을 변화 시킨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변화의 불씨를 가슴 속에 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성냥을 긋듯이 불을 지펴줄 누군가가 있다면 충분히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웠던 점은 특정 인물들에 대한 차별적인 언사가 포함되는 장면들이 몇몇 있었습니다. 1970년대라는 시대상을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과 그것이 그 시대에 대한 풍자라고 받아들여야한다는 주장이 있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눈살이 찌푸려지더군요. 더구나 이 장면들을 유머의 소재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영화가 보인 실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장면들이 없었더라면 더욱 훌륭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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