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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드 Feb 26. 2023

불완전한 디자인의 아름다움

우리는 완벽을 추구한다.


완벽한 디자인 결과물을 팀원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고 한 점의 오차가 없는 디자인을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주고 싶어 한다.


아직 불완전하고 미완성인 결과물은 실랄한 비판의 표적의 대상이 되기에 보여주는 게 꺼림칙하다.


오늘 스탠퍼드 비즈니스 팟캐스트를 듣다가 이 "불완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게 되었다.


가능성을 보여주다


스탠퍼드 디자인 대학에는 두 가지 기계공학 섹션이 있다.

3D모델러 등을 이용해 세련된(Polished)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곳

알루미늄 포일 등을 이용해 러프한(Rough)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내는 곳

여기서 나온 두 결과물을 가지고 발표를 하면 꽤나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바로 완벽한 결과물에서는 모두 어떻게든 흠을 잡으려고 하고,

러프한 결과물에서는 가능성을 보려고 한다는 점이다.


참여하게 한다


이와 더불어 이케아(Ikea) 효과는 "미완성"에 대한 또 다른 심리학적 관점을 보여준다.


다들 경험해 보았듯이 이케아 제품은 완성된 제품이 아닌 부품을 보내줌으로 사용자가 직접 제품을 만든다.


때로는 성가시기긴 하지만 시간을 투자해 공을 들여서 만들다 보면 내가 만든 이케아 제품을 완성된 제품보다 더 가치를 느낀다.




언제 나의 디자인을 보여주지?


이 두 가지 예시는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팀원, 이해관계자들과 더 나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 해답을 준다.


가끔 우리는 디자인을 하면서 언제 나의 디자인을 보여주는 게 좋을지 고민한다. 되도록이면 거의 완성 단계에서 보여주고 싶어 한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다.


만약 팀원, 그리고 이해관계자와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빠른 시간 안에 러프한 프로토타입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의견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그들은 러프한 스케치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아직 최종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좀 더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이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자연스럽게 팀원과 아해관계자들이 마치 자신도 함께 디자인에 과정에 참여한다는 생각(착각)을 만들게 한다. 이를 통해 디자인이 계속 발전해 나가면서 이해관계자들도 함께 디자인 결과물에 대해 더 가치 있다고 느낀다.


반대로 주니어 디자이너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자신들이 생각하는 완벽한 디자인을 짜잔! 하고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면 앞에 보여주었던 예시처럼 수많은 크리틱이 오가고 마치 새로 처음부터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낙심하게 된다.


대충 쓱싹


회사 동료 중 UX 컨설턴트로 10년 넘게 일 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항상 피그마로 대충 쓱싹 그려서 슬랙에다가 올리고 피드백을 받는다. 개발자 중 하나가 이 아이디어는 어떠한 이유로 못 만든다고 했다. 그 아이디어는 그 즉시 폐기해 버리고 다른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를 채택해서 지금 디자인,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빠른 의사 결정은 자칫 잘 못하다간 만들 수 없는 디자인에 몇 날 며칠을 낭비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불완전한 디자인의 아름다움

때로는 콘텍스트에 따라 한 점 오차가 없는 완벽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불완전(Imperfection)은 우리에게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디자인에 참여하게 만들어 마치 자신도 만들어 간다는 마음을 심어 주어 더 가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마지막으로 위험 요소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며,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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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런던에서 일하는 8  UX 디자이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브런치에는  호흡의 콘텐츠 인스타그램에는 짧은 호흡의 콘텐츠를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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