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나세까~비야쁘랑까델비에르소_31.2km
Molinaseca~Villafranca del Bierzo
비에르소 지방의 수도인 뽄뻬라다Ponferrada를 8킬로 앞둔 지점에서 묵은 탓에 템플기사단의 도시 뽄뻬라다를 이른 시간에 거쳐만 가야 하는 아쉬움이 있는 날이다.
뽄뻬라다를 향해 가는 동안 먼동이 튼다.
매일 같은 루틴이다보니 시계추처럼 7시 전후가 되면 자꾸만 뒤돌아보게 된다. 오늘의 일출은 어떨까 하면서!
오늘은 도심을 배경으로 서서히 붉은 기운이 올라온다.
마스까론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템플기사단의 성이 웅장하게 나타나는 동안 날이 완전히 밝는다. 하루를 묵었으면 최소한 성과 산안드레스성당 정도는 들여다 봤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까미노동안 모든 도시에서 묵어볼 수는 없으니 다음을 기약하고 싶지만 그건 또 그야말로 기약없는 기약일 뿐이다.
작은 도시들을 지나는 길에 오늘은 열린 성당들이 많다. 쎄요 스탬프를 찍어주는 성당에 그냥 등돌릴 수 없어서 봉헌과 기도를 드린다. 이번 여행이 내게는 오로지 비움과 명상의 시간이라면 희구하는 한가지는 분명히 있다. 개인적인 일이라 밝힐 순 없어도 나를 위한 건 아니므로, 나의 기도가 이번에도 먹히길 바라마지 않는다.
다닥다닥 붙은 뿌엔떼스 누에바스와 깜보나라야를 지날때도 열린 성당에서 봉헌과 기도를 올린다.
그리고, 짧지않은 오늘의 목적지 비야쁘랑까델비에르소를 7킬로 남겨두고 까까벨로스에서 피맥으로 점심을 먹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부르고스의 소풍에서의 식사를 마지막으로 내가 스피드를 내는 바람에 하루정도 뒤쳐졌던 Y군 Y양이 짠하고 나타난거다.
중간중간에 연락이 닿을때도 발이 아파 고생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힘을 내주었다니, 특히 어제의 고된 철의 십자가의 날에 37킬로를 걸었단다.
오늘은 이곳 까까벨로스에서 멈추겠다고 하지만 산띠아고는 8월말일에 같이 들어갈 수 있겠다.
어린 친구들이 걸어왔을 까미노가 눈물겹게 느껴지는데도 밝은 표정으로 화이팅하는 모습이 참 예쁘다.
비야쁘랑까델비에르소까지 어제의 S H선생님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오르막과 내리막을 힘겹게 걷는 동안에 한동안 사라졌던 포도밭이 즐비하다.
오늘 묵는 곳이 ‘스페인하숙’ 촬영지라 숙소에 체크인 후 샤워와 빨래를 마치고선 마트에 들름겸 촬영 알베르게에 가보았다. 유해진이 온갖 잡동사니를 만들며 드나들던 뒷문까지 올라가 보았다. 촬영때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알베르게의 청결도나 친절함이 그때완 사뭇 다르다고 한다.
우리가 묵는 숙소에도 한글 안내문이 많고 김치까지 팔고 있어서 Dia에서 장봐다가 삼겹살에 와인으로 저녁을 먹는다. 까미노의 5순위가 한국인이라고 들었는데 그래선지 알베르게마다 한글과 태극기 라면 김치 소주까지 심심찮게 볼 수 있으니 나쁘진 않다만 그만큼 예우를 해주는 건지는 모르겠다. 아직도 드물지않게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존재하고 무심히 넘겨보려해도 상처는 상처일 뿐이다.
이래서야 굳이 산띠아고를 또? 오지는 않으리라‼️
성당 3
쥬스 2.5
피맥 8.5
숙소 17
마트 12 저녁 감겹살 과일 요거트 생수
합계 43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