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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히르 Aug 29. 2024

8/28 까미노 27일차

까스뜨로마이오르~멜리데_30.4km

Castromaior~Melide


산띠아고가 77km 남은 지점에서 맞이한 축복같은 일출

까미노가 약 80킬로 남은 지점이다.  

30-20-20-10

나흘이면 산띠아고데꼼뽀스뗄라에 도착해서 순례자 미사보구 마무리하면 끝이다.  

30킬로 우습지, 걷는건 일도 아니다.

다만 걸으러만 온 건 아니잖아!

나는, 카톨릭 신자지만 나이롱이다. 영세받은지 20여년, 아무리 내 믿음이 확고하다 해도 성당엘 안나가는 냉담자이니 입이 열개라도 할말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에서, 나는 수천번 되네인다. 내가 가는 길이 옳은가하고... 수없이 되물었던, 그 길을 누군가와 걷고 싶을때 정작, 같이 걸어줄 이가 있었던가, 수없이 많았지, 그가 원하든 내가 원하든, 그러나 함께 걷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걷는다는건 결국 혼자 해내야 하는 일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마다 이런 하늘을 내게 주심은 저를 사랑하는 증거겠지요. 항상 제 곁에 계시단 표현이겠지요...

까미노에서 더 큰걸 배울 수 있으니 감사해야지... 오늘내내 장필순 언니의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때’를 리플레이하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작은 성당에서 기도하고 봉헌하면서 아무리 바쁠지라도 타인과의 작은 약속이라도 허투루하지 않으며, 빈말하지 않으며 신실하게 살수 있기를 염원하지만, 때에 따라선 내맘대로 살겠습니다! 허락해 주소서‼️하는 마음입니다.

아무리 산띠아고라도 그보다 더한 곳이라도 전 제 맘 가는데로 살겠으니 뜻대로 하소서 하는 배짱이다.

내가 어느 곳에 머물든 주님 너가 뜻대로 하소서. 제가 종이라면 뜻대로 쓰소서⁉️ 쓰일 데가 없으면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 주님 너가 편협하기 때문입니다.

이 일정에서 가장 아쉬운 건 시간이다. 40일 동안의 휴가가 아무나 가능한 건 아니라 감사해야 할 일임에도 40일은 너무 짧다.

산띠아고 이후에 피스떼라 묵시아를 돌아오는 180km도 걷고 싶으나 하루에 후딱 관광버스로 돌아봐야 하는 일정이고, 지척인 포르투갈 포르투에도 가서 와이너리투어랑 할 게 많은데 꿈도 꿀 수 없는...

걷는 일정 자체도 30일은 너무 짧다. 좀 걸었나 싶어서 스피드를 올릴 수 있을 때 끝나버리는.


그래서 자꾸만 남은 거리가 아쉬운 하루다.

자꾸만 줄어드는 숫자가 반갑지 않은 하루다.

숙소에서 캘리포니아의 C선생님께서 요리하신 닭백숙은 환상이었고,

좀 느끼하게 자꾸 윙크를 날리지만 친절했던 호스트의 기타송도 엄지척이다.



커피 1.5

맥주 3.8

마트 7.64 와인 맥주 생수

성당 1

숙소 13.5


합계 2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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