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angerine
Nov 08. 2020
여행지 기념품-냉장고 자석
-사람들의 일상생활 훔쳐보기-
'먹을 거 없나?' 싶어 열어본
냉장고를 살펴보다 아쉬움에 문을 닫는다.
그리고 냉장고에 붙은 수많은 여행지의
자석 기념품들을 무던히 쳐다보며
옛 기억들을 소환하다
문득, 이런 물음을 던진다.
'이건 다 어디서 만드는 걸까?'
비슷한 재질과 마감...
이건 혹시 세계의 공장이란
중국의 기념품 만드는 공장에서 찍어내어
무수한 지역으로 내보내어지고
여행지의 매력에 흠뻑 취해
그 지역의 냄새와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담아가리라 여긴 여행객들을 홀리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건 아닐까?
그러고 보니,
냉장고 자석은 자석일 뿐인데
사람들에겐 여행지의 추억과 행복을
회귀시켜준다는 점이
참, 존재함으로써 본질의 가치를 다하는 거 같았다.
사실, 인간도 존재함으로서 성장하고
죽음으로 완성되는데
요즘은 존재함으로서의 가치보단
자신의 능력 부족을 탓하니
냉장고 자석보다도 못한 것 같아 서글퍼졌다.
그리고,
냉장고 자석은 그저 흔한 자석일 뿐인데
긴 시간과 큰 비용을 들여 다녀왔다는
'자신만의 의미부여'로
더 이상 '흔해 빠진 자석 쪼가리'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은
존재와 의미부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줬다.
그댄,
그대에겐
어떤 존재의 가치와 의미부여로
그대를 과장하고 재단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우린 그저,
존재함으로서 의미 부여되며
그래서 더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