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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lly Yang Mar 06. 2024

생각과 느낌의 틈새 가르기

하루종일 비가 오는 날씨 때문일까. 왠지 가라앉는 화요일이다. 이제는 Rail과 Path의 어느 칸에 타야 출구와 가까운지, 갈아타는 동선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길도 알았다. 조금씩 익숙해진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때는 친절하고 또 어느 때는 차가운 로펌의 사람들은 당최 익숙해지지 않는다. 일의 양이 많고 시간 내에 해야 하기 때문에 압박감이 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옆자리에 나보다 2주 먼저 왔다는 어시스던트가 그만두었다. 어제 점심 이후로 보이지 않아서 일찍 갔는 줄 알았는데 오늘 출근하지 않았다. 그녀의 책상에 핑크색 키보드가 그대로 있어서 전혀 몰랐다. 그런데 사람들이 하나둘씩 와서 본인들의 파일을 가져갔고, 그때 서로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

She has an emergency, needs to resign. 일이 많다고 계속 한숨을 쉬더니 결국은 한 달을 채우지 못했다. 핑크색 키보드를 챙겨가지 못한 걸 보면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수도…




최근에 가장 공감했던 조언은 일로부터 오는 사건과 관계에서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오직 일로만 받아들여 필요 없는 느낌(불쾌감, 불안감, 상처 등)을 차단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생각과 느낌의 틈새를 가를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해주셨다.


비록 MBTI에서 F가 많지만 감정을 조절하고 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최대한 내 삶과 가정에 가져오지 않으려는 연습 중이다. 육체적인 근육뿐 아니라, 더 단단한 마음의 근육을 기르고 스스로에게 조금은 관대한 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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