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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lly Yang Mar 05. 2024

월요일이 싫다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번의 연주회를 잘 마쳤다. 서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피곤에 쩔었지만, 그래서 6AM에 일어나서 운동을 갔다. 살아야 하기 때문에…

이상하게 뛰고 있을 때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땀을 흘리고 나면 개운해진 느낌이고 오히려 피곤을 잊게 된다. 내가 자주 듣는 유튜브의 김창옥 강사가 하는 말이 우울해도 힘들어도 운동하면서 슬퍼하라는 말이 너무 공감된다.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샤워 후 드라이 하지 못한 젖은 머리 휘날리며 직장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월요일을 시작했다. 내 자리가 정수기 앞이라 물 마시러 온 사람들과 자주 인사하게 된다. 아침에 어떤 직원 (아직 이름은 모르지만)이 첫째 주는 어땠냐고 물어보면서 오늘 다시 사무실로 컴백해 줘서 고맙다고 말해주었다. 지난주는 첫 째주여서 새로운 것을 익히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했더니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모르면 누구에게라도 물어보라고 했다. 인사하지 않고 지나가는 직원들도 많지만 이런 친절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르겠다.


얼음공주 말고 아직 얼굴을 보지 못한 다른 파트너 팀에 오늘부터 새로 온 Paralegal이 있어서 둘이 같이 ‘얼공’이랑 한 시간 반 정도 미팅을 가졌다. 로펌의 프로세스와 원하는 방향, 정책 등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전체 그림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오늘은 무조건 점심시간에 쉬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점심은 먹지 않아도 바람을 쐬며 걸었다. 근처에 바로 브루클린 브릿지로 넘어가는 다리가 있다.


오후에 지난 금요일 끙끙대며 해결하지 못한 일을 끝냈고 (후유) 어떻게 전략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정리하면서 케이스들을 리뷰했다. 전에 있던 로펌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이곳은 재판에 가져갈 수 있는 큰 케이스들을 위주로 진행하기 때문에 무조건 법적인 절차와 과정을 할 줄 알아야 하고 엄청난 양의 문서와 서류 작성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손님이나 보험회사와 연락을 많이 하는 일이 없어서 사람에게 시달리는 스트레스는 없을 수도 있지만 이 많은 문서를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 그건 해봐야 알 것 같다. 마음 한 켠에는 ”괜찮아! 안되면 뭐 할 수 없지 뭐“라고 스스로 주문을 외우며 다독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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