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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lly Yang Mar 08. 2024

스트레스 잘 다루기

내 책상 위에 전등이 나갔고 프린터도 말썽이다. 이번주

월요일에 그만둔 옆 자리 어시스턴트 때문에 어제 얼음공주에게 3개의 새로운 케이스를 오픈하라고 받았다. 그중 한 개가 내일이 마감이다. 그 와중에 내 자리에서 일했던 사람이 말아먹은 어떤 일 때문에 어필레터를 써야 했고, 9시 출근하자마자 지난주에 draft 했던 motion에 수정사항을 들고 다른 변호사가 찾아왔다. 그때 마침 소화전 알람이 울려서 나가야 했다. 그야말로 정신없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해야 할 일들이 계속 이메일로 쏟아져서 후끈 달아오른 얼굴을 식힌 후 자포자기 심정으로 가장 급한 일이 무엇인지 선택해야 했다. 어차피 다 못한다는 것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곳에서는 잘하는 것보다 강도 높은 스트레스 레벨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관건이다.


2주 차에 뭔가를 결정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과연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 정도면 전에 다녔던 로펌과 다르지 않다. 인터뷰했던 다른 곳을 갔으면 어땠을지… 마지막에 나온 회사에 그냥 있었으면 어땠을지… 괜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다녔다.


컴퓨터나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때 오는 업체가 있는데 예전 로펌에서 사용했던 업체와 같은 곳이다. 그때도 자주 만났던 직원 D가 내 옆자리 컴퓨터를 세팅하러 와서 (누가 또 새로 오나 보다) 서로 놀라며 인사했다. 그러면서 전 로펌에서 온 M도 여기 다닌다고 했다. 누군지 모른다고 했는데 마침 그녀가 공증을 받으러 내 자리에 왔고 (오전에도 왔었지만 누군지 알아보지 못함) 그러고 보니 얼굴이 낯이 익었다. M은 1월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전 로펌이랑 비슷한 점이 많다고, 2달이 지나니 조금 나아졌다면서 2주 된 나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떠나는 곳. 로펌은 턴오버가 진짜 빠르다고 D와 M, 모두 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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