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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호 Sep 22. 2023

좋은 습관 형성이 공부의 시작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Atomic habits)'를 읽고

이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독자들을 학생들과 학부모님들로만 한정하지 않고 나와 같은 교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미리 말한다. 즉, 학습에 대한 노하우들을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에게도 제공할 필요가 있지만 그들과 상담을 주로 하는 우리 교사들도 이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에 조금이나마 상담할 때 부담을 줄여주고자 글을 쓴다. 우리 교사들은 학습 상담 시 주로 본인의 공부 경험이나 교육 경험들을 예로 들어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아 체계적이지 않을 때가 많다. 나 역시 초창기에는 나의 학창 시절 경험담과 주위 친구들의 경험담을 적절히 섞어서 예시와 함께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상담이 끝날 때마다 과연 이게 효과적일까 하는 의구심이 남아서 찝찝한 경우가 많았다. 

교사로서 직접 학생들을 상담하거나 다른 분들의 상담 내용을 들어보면 추상적이거나 하나마나한 조언을 건네는 경우가 많다. 


"내신을 올려야 해!" (그 학생한테만 이 조언이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공부를 잘해라."(어떻게?)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어떻게? 왜? 언제, 어디서?)
"친구들에게 상냥하게 대해라!"(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주변 수학선생님, 국어 선생님, 과학 선생님 등에게 계속 물어보며 학과 공부 노하우를 전해 듣고 상담 시 이를 응용해서 말하기도 하고, 때론 학생들과 '자기주도학습' 동아리(?)를 운영하며 그들을 관찰한 결과를 활용해 상담자료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똘똘한 제자 2명을 불러서 수학 문제지를 나눠주고 풀어보라고 시킨 뒤 그 풀이과정을 관찰하며 학습 격차 발생 원인과 효율적 학습법을 인터뷰하기도 하며 나름 체계화하려는 노력을 시도하기도 하였다.(이에 대한 내용들은 '자기주도학습 실천 편'에 상술한 바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다.)


여러 '자기주도학습'방법 관련 독서를 하며 나름 노하우를 정리하다가 이번엔 보다 근본적인 행동의 변화를 촉구시킬 수 있는 전략은 없을까 하던 차에 '아주 작은 습관의 힘(Atomic Habits)'라는 '제임스 클리어'의 책을 읽고 습관의 변화가 학습의 성과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학생들과 상담 시 구체적인 노하우를 하나하나 알려주는 학습법은 학생들의 성향과 배경이 각기 달라 적합한 상담 전략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에 그 학생들의 습관을 돌아보고 조금만 수정해 줄 수 있다면 학습에서의 긍정적 변화도 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원자 단위의 작은 습관의 변화가 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누구나 알 법한 이야기이다. 단, 꾸준해야 하며 결승선도 없이 완전히 나의 제2의 천성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반복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 좋은 습관을 만드는 법

1) 분명하게 한다

- 즉, 구체적인 목표 및 세부 사항을 설정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공부를 잘하겠다는 것이 아닌 사회과목 중간고사에서 90점을 목표로 매일 30분씩 00 교과서와 00 문제를 2번씩 읽고 푸는 것이 좋다. 

- 단순히 '수학을 잘하고 싶어요'보다는 학생의 현재 수준(내신 등급, 모의고사 등급, 어려워하는 부분 분석 등)을 파악한 후 90점을 목표로 한다면 어느 수학 단원에서 몇 점을 받아야 하는지, 고난도 문항은 몇 점을 받아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2) 매력적이게 만든다.

- 사회 과목을 잘하는 사람이 아닌, 나는 원래 사회 과목을 좋아하고 공부를 즐겨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즉, 자신의 긍정적 정체성을 재설정하고, 마음 가짐 역시 리셋시켜서 더 나은 사람의 이미지를 그리고 실천한다.

- 왜 수학을 잘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그저 대학 가기 위해서라는 생각보다는 수학이 주는 매력을 고민해보게 한다. '미적분으로 바라본 하루'라는 책을 읽도록 하여 수학이 일상생활에서 발휘하는 힘을 느껴보도록 한다거나, 수학적 사고방식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같이 논의할 필요가 있다.(나 역시 수학을 못 했기에 수학이 부여하는 논리적 분석적 사고력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한다. 그저 수학문제를 풀기 위한 수학이 아니라 천천히 문제를 분석하고 공식을 대입해서 풀어보는 과정 그 자체가 주는 매력을 느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원보다는 스스로 여유를 가지고 한 문제씩 고민하고 풀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3) 쉽게 만든다.

- 처음부터 어려운 도전 과제를 가지고 실천하기보다는 성취하기 쉬운 목표 과제를 만든다. 운동을 하려면 운동화부터 신고 1분만 산책해 보도록 하고, 영어를 한다면 하루 1개 단어만 외우는 식이다. 그래서 내 몸이 습관 형성에 거부감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 수학 공부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쉬는 시간에 쉬운 계산 문제 하나 풀고 휴식을 취하는 습관을 만들어본다. 10분 휴식을 취하든, 문제를 풀고 8분을 휴식하는 것은 큰 차이가 없다. 즉, 문제 풀기 습관과 휴식 습관을 연계시켜 새로운 휴식 습관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 영어 단어를 외울 때 단어장을 펼쳐서 반드시 전날 외운 것을 같이 복습하는 습관을 만든다. 오늘 외울 양을 줄이되, 복습 양을 그만큼 늘려서 단어를 외우는 습관을 만들어도 좋다.

- 핵심은 쉬운 습관과 앞으로 하고 싶은 습관을 엮어서 하나의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다.


4) 만족스럽게 만든다.

- '마시멜로 이야기'처럼 즉각적 만족감을 주는 행동은 나쁜 행동(흡연 등) 일 확률이 높고 좋은 습관(건강식 섭취 같은 나름 지키기 쉽지 않은 습관)은 나중에 만족감을 주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매일 하는 도전 행동에 자기만의 조그마한 보상을 주는 것은 이 습관 형성의 과정을 꾸준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 공부시간에 핸드폰 게임을 하면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지만, 집중해서 한 문제를 푸는 과정은 힘들어도 나중에 큰 성취감을 준다. 스스로 쉬운 쾌락을 주는 습관과, 나중에 만족감을 주는 좋은 습관을 구분한다. 이 경우는 핸드폰 등의 전자기기를 책상 위에서 제거하는 습관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집중력을 1분, 3분, 5분 등으로 점차 늘려가며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매일 실천하는 꾸준함이며, 그 첫 시작을 해내는 용기와 실패해도 다시 하면 된다는 도전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미미할 수 있지만(atomic), 그 결과는 상상 이상(atomic bomb) 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책은 마무리된다.


그러므로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인식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나한테 이로울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이 책은 나름 해답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즉, 좋은 습관을 떠나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때 구체적인 목표 설정과 세부적인 방법들, 나아가 왜 그런 방법을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부여와 긍정적 자아 정체성 함양 방법 등 교사가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들이 상세히 나와 있다. 이에 교사로서 학생들의 학습 상담용으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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