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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령 Jul 10. 2024

사랑은 나를 용감하게 해

내 마음에 미움이 없어서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들끓어서 브런치를 열었다가 결국엔 끝맺지 못하고 서랍속에 넣어둔 글들이 많다. 그중 많은 글들의 주제가 사랑이었다. 나를 쉽게 차오르게 하는 건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너무 흔하지만 그만큼 오해하기도 쉬워서 막상 글로 열고 나면 마음을 잘 표현해보려고 애쓰다가 성에 차지않아 포기하는 것이다. (너무 감성적으로 흐르다가 자기검열이 올라와서 멈춰버리는 경우도 있다. ) 물론 이글도 서랍 속에 잠자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사랑에 대해 오랫동안 자주 생각해왔다. 자주 그것과 관련한 여러 감정들이 차오른다. 일이든 사람이든 삶이든 그 모든 곳에 사랑이 있으면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건 속일 수가 없다. 진실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사람을 흔든다.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도 딱 들어맞지 않는데....'사랑'이라는 단어 말고는 표현할 도리가 없으니 우선 사랑이라고 말한다. 내가 경험하는 사랑은 로맨틱하거나 뜨거운 것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고 거기에 '그대로 있는 마음. 있는 그대로를 안아주는 마음. 같이 있어주는 마음. 아프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말들이 좀 더 가까운 것 같다.


누군가에 대한, 무언가에 대한 또는 삶에 대한 사랑이 내 마음에 가득할 때 나는 살만해진다. 또 용감해진다. 나는 여전히 작고 어설프고 엉망진창일 때가 있는데도 괜찮다는 마음이 든다. 사는건 여전히 두려운일들 투성이인데도 그게 큰 문제는 아닐 것 같다. 아니, 큰 문제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냥 살아질 것 같다. 



요몇일은 육아가 참 어렵게 느껴졌다. 아이는 에너지가 넘치고 고집이 센 편인데 아직 어리다보니 다듬어주고 알려줘야 할 부분이 많다. 훈육을 어느정도선에서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나의 서투름 때문에 아이의 습관이 망가질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들고.. 힘에 부쳐서 단호하게 하지 못하는 일도 생기니..내가 정말 못하고 있다. 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정말 엄마로서 나는 엉망일지도 모르겠다. 남편과 같이 고민도 하고 연구(?)도 하면서 길을 찾아가고는 있는데, 계속 노력은 하겠지만 아마 나는 그리 훌륭한 엄마는 못될 것 같다.^^


이런 고민을 하다보면 이전에는 어둠속으로 들어가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그럼에도 요즘은 용기가 생기는게 느껴진다. 나는 어차피 '나'만큼 엄마노릇을 할 것이고, 딱 '나'만큼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작고 부족한 건 사실이다. 서투르고 엉망이긴 하지만....그냥 내 마음에 사랑을 믿어본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남편과 서로를 토닥이는 마음, 또 나를 믿어주는 마음.


내 안에 미움이 없으면 나는 지치지 않는다. 내 안에 미움은 나를 갉아먹는다.  검은 몬스터 같았던 미움이 모두 사라진 자리에서 용기가 나온다. 심리상담을 할 때도, 글 쓰는 작업을 할 때도, 사람을 만날 때도, 육아를 할 때도, 집안일을 할 때도, 말하자면 살아가는 모든 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의 부족함이나 세상에 대한 두려움에 갇히면 한발짝도 뗄 수 없다.  '나는 엉망이야'를 넘어서는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마음'. 한발을 딛고 또 다른발을 디디는 용기. 그거면 된다. 


그래서 오늘도 마음을 닦는다. 생각을 비우고 사랑으로 채운다. 미움이 없는 자리에는 언제나 생기라는 새싹이 돋는다. 사랑이 채워지면 용기가 난다. 그 용기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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