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이즈허브 Mar 02. 2021

학생이 된걸 축하해


사랑하는 아들에게.

초등학교 입학을 축하해. 

익숙한 것을 떠나 낯설고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첫 번째 관문에 들어선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

집에 있을 때는 커 보였던 네가, 가방을 메고 앞서가는 모습을 보면서, 횡단보도에서 중학교 형, 누나들 사이에 있는 널 보니 왜 이렇게 어리게 보이는지 걱정이 앞선다.

그런 아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나서 엄마와 재잘거리며 학교로 들어서는 널 보니 아빠가 괜한 걱정을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가. 네가 배정된 반 팻말 앞에 줄을 서고 엄마 아빠가 시야에서 사라지니 너도 긴장을 하고 있는 게 멀리서도 느껴졌단다.


그래도 다행히 너희 반에 같은 유치원 친구가 있다는 너의 얘기에 조금은 안심이 되고, 앞으로 같이 1년을 생활할 친구들의 얼굴들도 하나씩 살펴보았단다.


아빠는 40여 년 전 입학식의 모습이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빠보다는 나의 아들이 훨씬 더 의젓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일 거라 생각이 들어.

아빠의 걱정보다 늘 잘해온 아들. 학교에서도 예의 바르고 친구들 잘 도와주는 멋진 남자로 자라나길 바라.

오늘 하루 어땠냐는 질문에 재밌었다고 하는 너의 모습에, 저녁 내내 약간은 흥분해서 들떠 있는 너의 모습을 보니 아빠는 안심이 되는구나.

아빠의 노파심에 나이보다 널 너무 큰 아이처럼 대해서 가끔은 미안한 생각도 든단다.


사랑하는 아들아.

아빠 초등학교 때 보다 훨씬 더 많은 무언가를 해야 하는 너를 보면서 때로는 안쓰러운 생각도 들지만

그 덕분에 훨씬 더 재밌는 걸 많이 배운다는 생각을 하면 좋겠어.

좋은 친구 많이 만들고, 다른 친구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멋진 학생이 되길 바란다.

2021년 3월 21일 사랑하는 아빠가.

#초등학생 #입학식 #편지 #부자유친 #에세이

작가의 이전글 인턴의 마지막 출근을 바라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