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뺑뺑이

아들이 학생이 된 지 D+7일  

2주 차가 시작되었다.  1주 차는 무난히 지나갔다.  가기 싫다는 얘기를 안 하는 것을 보면 다행이다 싶다가 

뭘 딱히 하는 게 없으니 그런가 싶기도 한 한주가 지났다. 

아직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거나,  반에서 누가 뭘 어쨌는데 라는 얘기가 미주알고주알 없는 걸 보니 

그 반 아이들이 나름의 적응기와 탐색기를 갖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 본다. 

그러던 오늘, 인터넷에 맞벌이 가정에서 초등 아이들을 뺑뺑이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기사를 접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당장 우리 집만 해도 정규 수업 후 방과 후 교실 혹은 돌봄 교실까지 해도 5시 밖에 안되기 때문에 월수금은 피아노, 태권도를 보내고 내가 시간을 뺄 수 있는 화, 목은 영어를 보낸다. 

현재까지는 재밌어해서 다행인데 늘 안 간다는 폭탄선언이 나올까 봐 혹은, 코로나 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서 못 보내는 사태가 발생할까 봐 긴장을 하고 산다. 

우리 부부는 출퇴근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 이 정도 뺑뺑이에서 해결되지만  그렇지 않은 집은 학원 개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사를 쓰신 분은  유치원은 7시  혹은 7시 30분까지 아이들을 봐주는데  학교는 왜 그러지 않는지, 선생님들은 왜 그렇게 아이들을 돌보아 주는 것에 반대를 하는지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방학기간에는  학교에 급식 시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봄을 신청한 아이들은 도시락을 싸서 가야 한다는 사실도 오늘 처음 알았다.  그러면  학교 영양사 선생님들은 방학기간에는 휴직을 하시는 건가?  

방학만 되면 결식아동이 늘고  복지 카드로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운다는 기사가 정기적으로 나오는데  왜 돈 들여 만들어 놓은 시설을 놀리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방관하는지... 기사를 보면서 알게 된 사실에 의문을 가졌다.  

혹시  학교 선생님들은 유치원 선생님보다 더 신성한 교육을 하고 있어 야근을 하면 안 되는 것인지?  유치원, 어린이집은 보육이고  학교는 교육이라 그런 돌봄을 해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보육과 교육의 차이는 무엇일까? 

선생님들의 가정에는 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학교도 할 말이 있겠지만 들어 본들 여전히 의문은 남을 것 같은 월요일 저녁이다. 

#초등학교 #방과후교실 #돌봄교실 #급식 #맞벌이 #내탓이오 #경험수집잡화점 #30일매일글쓰기 #수필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