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왔다
내 마음이 지독한 겨울이라,
다시는 봄 같은 거 없을 줄 알았다.
연한 녹색잎, 노란 꽃잎 나오지도 못할만큼
지독한 겨울이었다.
그러다 봄이 왔다.
다시 봄이 왔다고, 자고 있던 개구리도 깨우고
땅 두드려 올라와도 괜찮다고 싹을 불러모으고
창문도 활짝활짝 열어두고
두꺼운 겨울 외투 몽땅 상자안에 넣어뒀는데.
이런, 속았다.
잠깐 온 줄 알았던 봄은
너무 짧게 머물다 가버렸다.
여름도 채 지내지 못하고 봄이 가 버렸다.
지독한 꽃샘추위가 찾아왔다.
내게 봄은 없었다.
내 마음은 다시 폐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