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ehyun Sep 17. 2016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2016년 9월 17일 (Day + 117)

<CDT(5,000km 미국종단) Day + 117>

오늘은 걷기 시작한지 117일째 되는 날.

이제 뉴멕시코, 콜로라도, 와이오밍을 모두 걸었다!!

이제 마지막 주만 남겨놓고있다.

약 한달정도 더 걸으면 이 길을 모두 걷게 될 것 같다.

(아이다호, 몬타나 두 주를 걷게 되지만

아이다호는 조금만 걸으니까

거의 '몬타나주'만 남은 셈이다:-) )

콜로라도, 와이오밍을 함께한 신발! 2,000km를 넘게 걸어 너덜너덜해졌다. 다음 마을에서 새 신발로 바꿔 신을 예정 :-)

오늘 오전, 드디어 '와이오밍-아이다호' 경계를 넘었다.

Welcome to IDAHO ! (in Yellowstone National Park)

뉴멕시코에서 콜로라도,

콜로라도에서 와이오밍,

와이오밍에서 아이다호.

지금까지 세번 경계를 넘었지만

항상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아직 걸어야할 길이 많이 남았고,

매일 걸어서 그런가..?

그냥 그곳에 가방을 내려놓고 조금 쉬면서

사진을 몇 장 찍고 그냥 계속 걸을 뿐이었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을 거쳐 와이오밍을 나오게된다. 그곳에서 만난 곰발자국

심지어 콜로라도에서 와이오밍을 넘어올 때는 가방을 내려놓고 쉬지도 않았다.

사진 몇장만 찍고 바로 걸으며 생각했다.

'이 길이 끝날 때도 비슷하겠지?'


그런데,

와이오밍의 첫 마을 롤린스(Rawlins)에서

정말 감사한 분을 만났다.


요리도 직접 해주시고

걸으며 먹을 수 있는 간식까지 든든하게 챙겨주셨다.

그리고, 내가 걸어온 길을 볼 수 있도록

작은 경비행기를 탈 수 있게 해주셨다.

높은 곳에서

내가 걸어온 그 길을 내려다보는데

믿겨지지가 않았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좁은 길 위로

그곳을 걷고있는 내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한발 한발 조금씩 걸어 이곳까지 왔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지...?'

스스로 대견해지는 순간이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림자 없는 사막, 쓰러져있는 나무들, 구불구불 나있는 좁은 길.

그곳을 계속 바라보면서 속으로는 계속 나를 다독였다.

'잘했어!대견하다! 남은 길도 잘 할 수 있어'


3,100마일 (약5,000km)를 다 걸은 뒤

그곳에 섰을 때

내가 걸어온 길을 하늘에서 바라보던

그날 그 장면이 다시 생각날 것 같다.

감사합니다. 정말.

ㅜㅜ

남은 길도

힘~~~!

'Summit Lake' in Yellowstone National Park
Yellowstone National Park
Yellowstone National Park



매거진의 이전글 산을 지나, 다시 사막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