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023년 상반기에 전국 차원의 초중고 대상 실태조사 예정
일반고등학교 고3 교실이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수준임이 한 설문조사 결과로 확인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고3 교실은 소위 ‘엎어져 잠자는 학생’ 때문에 수업에 차질을 받아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지만 설문을 통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좋은교사운동과 민형배 의원실(국회 교육위원회)은 전국 일반고 261명의 교사로부터 9월 27일부터 30일까지 설문 응답을 받았다. 일반고 고3 학생 수업 미참여 실태를 정확히 파악한다는 취지였다.
설문조사 결과, 2022년 9월 기준 일반고 고3 교실에서 가장 심각한 수업 미참여 행태는 ▲수업과 무관한 학습하기(56.7%) ▲가정학습 사용을 포함한 등교하지 않기(47.5%) ▲수업 중 잠자기(33%) ▲학습과 무관한 딴짓하기(28.4%) ▲일부 교시만 출석 후 조퇴하기(28%)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 반이 25명인 일반고 고3 교실을 가정해 한 교시당 수업 미참여 학생은 몇 명이라 생각하는지에 대한 설문 결과 응답자 53%는 25명 기준 16명 이상이 미참여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30.3%는 20명이 미참여 있다고 응답했다.
즉, 9월 기준으로 한 반에 5명 남짓 학생이 앉아 있다고 응답한 교사가 30%가 넘고 응답자 과반은 9명 이내의 학생이 앉아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일반고 고3 교실의 정상적 수업 운영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방증하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세 번째, 일반고 고3 교실에서 학생이 수업에 미참여하는 근본 원인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93.5%는 ‘학교 수업을 듣지 않아도 대학 진학에 별 어려움이 없는 현행 입시제도(전형 시기 차이, 과목선택형 수능제 등)’, 68.6%는 ‘일정 부분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도 졸업에 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등을 이유로 선택했다.
이는 현행 입시제도와 고교 교육과정 체제에 대한 변화없이 단순한 교사의 수업 변화 노력이나 학교 차원의 교육과정 운영 개선 정도로는 고3 교실 수업 미참여 학생 문제를 풀 수 없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입시위주 교육체제를 어떻게든 손봐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의미있는 결과로 파악된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들은 해결 방안으로 ‘학생이 학교 수업에 충실하게 임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입시제도 개선’(90%)과 ‘수업 참여 동기와 의사가 없는 학생을 위한 별도의 트랙 마련’(47.1%) 등을 꼽았다. 그리고 학생이 학교 수업에 충실하게 임할 수 있는 입시제도 개선안으로 수능과 내신 동시 절대평가 전환, 수·정시 전형 시기 차이 개선, 정시 비율 축소, 학교 내신 대입 반영 의무화 등의 의견도 제시했다.
이번 설문 결과는 수업 미참여 학생들에 대한 실태를 처음으로 파악한 조사다. 이 결과가 나오자 교육부도 내년 상반기에 이에 대한 정책연구를 할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17일 열린 ‘2022 국정감사 후속조치 현황보고’에서 장상윤 교육부차관이 전국 차원으로 초중고에서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에 대한 실태조사 추진 검토중임을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이 전국 차원의 실태조사가 이뤄지면 어떻게든 교육 환경에 대한 개선방향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