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2020 정책 웨비나 열고 학교안 청소년 공간 모색 마련
오래전부터 ‘학교는 담이 높다’는 지역사회의 불만이 있었습니다. 학교가 그 지역사회의 중요한 인프라이지만 폐쇄적이고 마을과 비협력적이라는 비판이 그 중심입니다.
사실 예전 학교는 정말 폐쇄적이었죠. 교육은 학교안에서만 이루어지는 전유물이었고 지역사회와 주민, 학부모는 감히 학교를 상대로 교육을 논할 수 없었습니다. 그게 그 당시에는 또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학교밖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청소년 대상 활동에 대해 학교의 협조를 받기도 대단히 어려웠습니다. 교사도 그 학교가 위치한 지역사회에 대해 몰랐고 특별히 알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교과 과정에 마을을 가르치는 과목도 없었고 그 지역에 살지 않는 교사가 특별히 그 마을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교육은 학교만이 아닌 주민과 마을도 함께 한다
마을에 마치 성역처럼 외딴 섬같이 존재하던 학교가 변화의 움직임을 보인 건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하는 것이 학교만의 역할이 아니라 지역사회도 함께 해야 한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하나의 운동으로 구체화되면서부터입니다.
마을공동체와 교육공동체의 철학이 주민들에게 반응을 일으켜 태동한 이 마을교육생태계 운동은 교육의 지향점을 수정하게 만들었죠.
서열화된 비인간 교육, 사라진 청소년 인권, 아동청소년의 방임과 학대, 가출과 학교폭력, 집단따돌림 등의 입시 교육 부작용은 우리나라 교육 환경에 대한 자성을 요구했습니다. 우리가 지상과제로 생각해 왔던 입시 위주의 획일화된 교육은 그 부작용으로 여러 사회 문제를 야기했기 때문입니다.
그 자성의 대안은 마을과 학교, 자치단체와 교육청, 주민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교육에 대해 협력하는 교육생태계 운동, 혁신교육지구로 구체화됐습니다.
혁신교육지구 운동은 일반자치와 교육자치가 아이들의 교육과 마을의 교육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력하는 다리를 놓았다는 평가입니다. 구청 주무관들도 예전에는 ‘왜 우리가 교육 업무를 해?’라는 생각이 팽배했지만 지금은 모든 구청에 교육관련 부서가 존재하는 것이 그 방증입니다.
학교도 달라졌습니다. 교육은 이제 교사만이 담당하지 않을뿐더러 마을의 주민이 마을 강사로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지역의 청소년수련관이나 청소년문화의집과 같은 청소년 전문시설과 학교의 교류도 활발해졌습니다. 학교의 문턱은 주민과 마을을 위해 낮아졌고 ‘학교가 마을이며 마을이 곧 학교’라는 공식도 성립됐습니다.
학교안에 마을결합형 청소년 공간을 만들면 어떨까?
학교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더 진화된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라진 교육환경(학생 수의 급감 등)으로 학교 공간의 새로운 대응과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학교안에 마을결합형 청소년 공간을 마련하고 이 공간을 청소년들을 위해 주민과 학교가 협력해 관리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러한 마을결합형 공간에 대한 모색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8월 25일, “2020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정책포럼(웨비나)”을 열고 학교-마을교육공동체 청소년 공간 발전 방향에 대한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합니다.
[마을결합형 청소년 공간 연구] 정책연구팀 연구를 진행해 온 성과를 중심으로 발표하는데, 학교 공간 꾸미기에 대한 마을 속–학교 안 공유 공간 사례와 학교 안 마을결합형 청소년 공간의 성격과 가능성에 대해 새로운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주목을 끕니다.
학교 공간 정책에 대한 설명은 김응원 서울시교육청 사무관이, 마을결합형 청소년 공간 만들기 설명은 문정석 도시연대 커뮤니티디자인센터장이, 학교안 거버넌스 체제의 필요성과 효과는 김갑철 서울보라매초등학교 교장이 각각 발표합니다.
학교 안 마을결합형 청소년 공간 구현 사례는 Play AT-생활기술과 놀이 멋짓연구소장이, 삶을 담는 학교 공간 상상하기는 고인룡 공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 맡고 각계 전문가들이 토론을 진행합니다.
이전부터도 학교의 유휴공간을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문제를 두고 여러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그럴때마다 문제가 된 것은 과연 학교를 개방했을 때 발생하는 사고의 책임은 어디에 있으며 누가 그 책임을 질 것인가였습니다. 학교도 사고 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고 마을도 학교안에서 협력의 주체로 청소년 공간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의 유무도 따져봐야 했습니다.
이러한 걸림돌 문제를 포함해 미래의 학교는 마을과 어떻게 어우러지고 어떤 방식으로 협력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웨비나에서는 어떤 내용이 제안될지 사뭇 궁금합니다. 미래의 학교의 그림을 상상해 보는 것, 그 상상이 바로 학교와 마을이 하나가 되는 출발점이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