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단체활동은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공적활동, 활성화 지원 대책 시급
우리나라 청소년단체 활동의 시초는 1922년 조선소년군과 소년척후대 창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영국의 베이든 포우엘경이 1907년 창설한 범세계적 청소년운동인 ‘스카우트’가 일제강점기때 우리나라로 전파되면서 지금은 5천여개의 조직과 20만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청소년단체로 발전했죠.
대표적인 청소년단체로는 올해 창립 74주년을 맞은 걸스카우트와 1980년 설립된 한국해양소년단연맹, 1981년 설립된 한국청소년연맹, 범세계적 청소년 봉사단체인 RCY(청소년적십자)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에 가입된 청소년단체만 63개 조직에 이릅니다.
청소년단체활동이 성장기 청소년에게 끼치는 긍정적 효과는 매우 높습니다. 건강한 여가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자아상을 확립하고 호연지기를 기르며 원만한 대인관계와 사회성 함양, 민주시민 의식을 고취하는데 이 청소년단체활동이 가지는 파급력은 이미 검증된 효과입니다. 최근에는 이 청소년단체활동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설문결과가 나오기도 했죠.
이런 청소년단체활동은 그동안 주로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외국처럼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 지역대(Community Scout)로 활동하기에는 우리나라 사회 여건이 갖추어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이를 담당하는 지도자를 학교 교사가 전담해 왔습니다.
시대적 흐름이라면서..지역사회에서 활동하기 어려운 청소년단체
하지만 2011년부터 마을공동체운동이 시작되고 2014년부터는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돌보자는 혁신교육지구 운동이 본격화(상생과 협력의 글로벌 교육혁신도시 서울시교육감-서울시장 공동선언 / 2014.11.17)되면서 청소년활동도 참여와 자치활동으로 성장하고 활동공간도 학교에서 마을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청소년활동 지도자도 교사뿐이 아니라 청소년지도사, 마을강사, 학부모,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죠.
하지만 청소년단체활동을 마을에서 진행하기에는 ‘마을공동체’를 강조하는 구호에 비해 그 현실은 녹녹치 않은 실정입니다. 청소년단체활동을 지역에서 펼치고 싶어도 활동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가장 큰 고충이라고 청소년단체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에서의 대표적 청소년활동 공간은 청소년센터(청소년수련관)입니다. 서울의 경우 시립 시설 21개소, 구립 시설 10개소, 민간 1개소의 청소년센터가 존재하고 19개소의 청소년문화의집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청소년특화시설(직업체험·문화예술·과학정보·환경 등 특정 목적의 청소년활동을 전문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시설과 설비를 갖춘 수련시설 )도 7개소가 있으나 청소년단체 단원들이 이 청소년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는게 청소년단체들의 하소연입니다.
청소년수련관에서는 청소년단체를 볼수 없는 이상한 현상
청소년시설에서 청소년단체들이 겪는 애로사항은 크게 장소를 대관하기 어렵고 사용료가 비싸다는 점으로 요약됩니다. 청소년들이 주로 활동하는 주말의 경우 해당 시설에 소속된 청소년동아리들에게 우선적으로 공간이 부여된다는 사유로 사실상 청소년단체 소속 청소년들은 청소년시설을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서울특별시청소년시설설치및운영에관한조례>에는 ‘시설 이용자에게 공정한 이용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청소년시설 운영 원칙이 자기네 시설 소속 동아리를 중심으로 공간을 부여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청소년단체 단원들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 청소년단체들의 주장입니다.
사용료 문제에 있어서도 청소년단체들이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서울특별시청소년시설설치및운영에관한조례>상 청소년시설을 이용하는 자는 ‘9세 이상 24세 이하인 청소년 또는 청소년 관련 단체’를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조례의 사용료 감면 대상에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비영리목적으로 공연 및 학술 행사를 주최하거나 체육활동’을 할 경우 50% 감면을 하도록 규정하면서 정작 청소년단체는 빠져 있습니다. 같은 조례에서 불합리한 조항이 존재하는 것이죠.
이러다보니 청소년 동아리들의 사용료가 예를 들어 5천원이라면 이용자가 똑같은 청소년이라도 청소년단체가 사용하면 20만원을 사용료로 요구하는 청소년시설들이 많다고 청소년단체들은 주장합니다.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계하는 청소년단체 활동공간 시급
학교에서 청소년단체활동을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서울의 경우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청소년단체 관련 업무를 단위학교 업무분장에서 제외, 사실상 모든 학교에서 청소년단체 활동 업무를 교사들에게 맡기지 않게 되자 학교 공간 사용도 덩달아 어려워졌습니다.
김해정 한국걸스카우트서울연맹 사무처장은 “청소년단체활동은 국가는 물론 학교와 지역사회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할 중요한 청소년 성장운동”이라고 강조합니다. 무작정 학교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라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게 핵심이죠.
김민서 한국해양소년단서울연맹 사무처장(교육학 박사)은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하는 마을결합형혁신학교와 유사한 청소년단체운영 중점학교같은 모델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계하는 활동공간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민건동 한국청소년정책연대 공동대표도 “지역사회에서 청소년단체활동이 활성화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자치구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청소년시설의 공간 사용이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부여될 수 있도록 공간 사용 원칙을 수립하고 사용료도 청소년단체 단원들이 사용할 경우 감면 또는 할인할 수 있도록 조례를 손봐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학교와 마을을 모두 아우르는 지역사회 청소년단체활동 활성화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한국스카우트서울북부연맹, 한국스카우트서울남부연맹, 한국걸스카우트서울연맹, 한국청소년서울연맹, 한국해양소년단서울연맹, 청소년적십자(RCY)서울본부, 서울흥사단은 오는 20일(금), 서울시교육청과 ‘지역사회에서의 청소년단체활동 활성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맺고 ▲마을에서의 청소년단체활동 활성화 공동 모색 ▲청소년단체 지역대 모집 및 운영에 관한 협력 ▲마을방과후 청소년단체활동 시범운영에 관한 협력 ▲청소년단체활동 활동공간 발굴을 위한 모색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학교와 동네에서 청소년단체 단원들이 봉사하고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