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요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을 때가
봄비 내리던 날 같은 우산 아래 걷다가
흠뻑 젖은 당신의 한쪽 어깨를
보았을 때였을까요?
뜨거운 여름 낮의 열기가 식어가던 밤
“잘자요“라는 당신의 부드러운 인사를
들었을 때였을까요?
유난히 바쁘고 힘들었던 하루
“괜찮아요?“라며 묻던 당신의 눈빛을
마주했을 때였을까요?
평범하게 지나갈뻔 했던 하루
당신이 추천해준 그 노래 제목과 가사에
설레었을 때였을까요?
지나가듯 흘렸던 이야기를 기억하고
나중에 함께 하자며
빙그레 웃던 당신의 미소를 발견한
그 순간이었을까요?
바람처럼 살며시 읊어준 당신의 시 한 구절에
평소에 읽지 않던 시 한 편을
몽땅 찾아 읽는 내 모습을 발견한
그 순간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