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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Feb 03. 2022

평범한 하루의 기적.

일상이 기적이 되는 삶. 

선교사님들을 위한 의료 지원 단톡방이 있다.

전문의 선생님들과 선교사님, 그리고 선교사님을 지원하는 간사님들이 많이 들어와 계신다.

의료 지원 단톡방에는 지속적으로 코로나 치료 관련 문의들이 올라온다.


얼마 전, 말라리아 치료제로 효과를 보셨다고 생각하신 몇몇 분들께서, 카톡방에서 말라리아 치료제를 복용하기를 권유하시는데, 의사 선생님들께서는 코로나 감염 환자들이 말라리아 치료제로 버티다가 중증화 된 경우 또는 간이나 콩팥 기능 이상으로 투석하는 예를 많이 보셨기 때문에, 개인적인 경험을 과학적인 임상 결과로 확대하는 것을 우려하셨다. 

공감하는 바이다.

말라리아 치료제를 복용해서 나았다고 느낀 분은, 사실, 무증상 또는 가벼운 증상으로 끝날 코로나였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정말 오지에서, 다른 치료 약이나 치료를 구할 방법이 없어 말라리아 약을 복용했을 때 증상의 호전을 보신 선교사님 개인의 입장에서는, 말라리아 치료제가 효과가 있다고 믿고 비슷한 다른 처지에 있는 선교사님들에게 권유하고 싶은 마음이 드실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보다가, 

내 일상에 특별하게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해 본다. 


때로는 정말, 상황이 너무 여의치 않아서, 또는 하나님의 계획과 시간 안에 필요에 의하여, 

하나님께서 하나님 자신이 이 자연 세계에 부여하신 질서를 깨면서 까지 개입하시고 일하시는 경우가 있다. 

홍해가 갈라졌던 것, 광야에서 만나와 메추라기가 내렸던 것, 광야 생활 동안 옷이 해어지지 않은 것, 물 위를 걸으신 것, 앉은뱅이가 일어난 것, 그리고 부활 까지. 


중풍병자가 일어난 기적.. 예수님은 참 많은 기적을 행하셨다. 


하지만, 이러한 은혜를 누리며 감사한 후에 조심해야 하는 것은. 

이런 것을 일반적으로 자주 일어나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면 마땅히 일어나야 하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 나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을 해야 한다. 

나에게 일할 수 있는 육체와 일할 수 있는 능력을 허락하셨다면, 먹고 입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먹고 입을 것을 구할 수 있도록 노동을 하고 일을 해야 하지, 하늘에서 떨어질 만나와 메추라기를 기다리며 옷이 해어지지 않는 것을 빌 수는 없는 노릇이다. 


누군가는 암이 기적적으로 낫기도 한다. 

이것을 하나님의 기적이라 고백하는 분들이 계시며, 이것은 정말 하나님의 손길이 닿은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일반적인 암의 진행 과정에 따라, 재발과 치료를 반복하다가 하나님 품으로 떠나신다.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다. 

이런 경우를 과연, 하나님이 개입하지 않은 신, 기적을 일으키지 않으신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 모든 반복되는 지루한 치료의 과정에서, 매일매일 세밀하게 개입하시고 함께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고백하시는 수많은 믿음의 선배님들의 깊은 눈물의 고백을 듣는다. 

그런 상황에서 그러한 고백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기적 같다. 


Photo by Samuel Martins on Unsplash


엘리야가 그곳 굴에 들어가 거기서 머물더니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그가 대답하되 내가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 열심이 유별하오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주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제단을 헐며 칼로 주의 선지자들을 죽였음이오며 오직 나만 남았거늘 그들이 내 생명을 찾아 빼앗으려 하나이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너는 나가서 여호와 앞에서 산에 서라 하시더니 여호와께서 지나가시는데 여호와 앞에 크고 강한 바람이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나 바람 가운데에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또 지진 후에 불이 있으나 불 가운데에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더니 불 후에 세미한 소리가 있는지라

(열왕기상 19: 9-12) 


지쳐있는 엘리야에게 나타나신 하나님은.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는 바람이 아닌, 지진 후에 있는 불도 아닌,

그 이후에 있던 "세밀한" 소리 가운데 계셨다. 


오늘 하루의 지루하고 고난한 일상을 버티는 과정에서, 

내가 기대하는 크고 위대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그 순간에도, 

나를 떠나지 않으시고 동행하고 잠잠히 함께 하시는, 

세밀한 음성으로 나에게 말을 거시는 그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깊은 교제의 경험. 

일상에 숨겨진 하나님의 기적들은, 그 깊은 숨결을 함께 마시고 뱉은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다. 


Photo by Ben White on Unsplash



눈에 띄는 기적들이 일어나는 삶이 아닐지라도. 

오늘 나의 심장이 계속 뛰고 숨을 쉬는 것 자체로 귀한 삶이라는 것.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과 오늘 하루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오늘 하루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그러한 평범의 기적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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