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드푸르, colorful India

조드푸르, 내 맘대로 1일 투어

by 조작가

조드푸르 : colorful India


‘-pur’라는 단어는 ‘도시, 땅’이라는 의미의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되었다. 이슬람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도시들이 ‘-바드’라는 단어로 합성된 이름을 갖는 것처럼 ‘조드푸르, 자이푸르 같은 라자스탄주의 도시 이름들은 힌두의 땅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그 역사를 보여주는 메헤랑가르 성(Meherangarh Fort)에 올랐다. 언덕 위에 우람하게 버티며 도시를 내려다보는 메헤랑가르 성은 누가 보더라도 조드푸르의 랜드마크다. 이 요새는 15세기에 세워진 당시 힌두스탄-힌두교도들의 땅-의 위세를 한껏 보여주는 유적이다. 인도에서 가장 큰 요새라고도 하며, 당시 인적 없는 사막 위에 122m 높이로 솟아 있는 바위 언덕 지대에 올렸다. 숙소에서부터 슬슬 걸어 올라 첫 번째 관문에 들어서니 사람 키의 3배쯤 되는 커다란 철문은 코끼리들도 너끈히 들어올 만한 규모인데 손바닥만 한 큰 못들이 촘촘히 철문에 박혀 있었다. 언덕의 성벽을 따라 계속 올라오는 길에는 터번 두른 노인이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올 것 같은 양탄자 위에서 민속 악기를 연주하고 있고, 좀 더 올라오면 위압적인 철문이나 높이 솟은 성벽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 달리 여러 개의 아름다운 궁전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요새는 여전히 이곳 마하라자의 소유라는데(마하라자는 옛 산스크리트어로 대왕, 군주를 뜻한다) 궁전 안에는 현재 무굴 예술작품, 민속 악기, 터번, 갑옷, 코끼리 가마, 세밀화, 가구, 의복 등의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정교하게 조각된 세공 장식들, 색유리를 담은 원색의 창문, 그늘이 있는 안뜰이 아기자기하다. 특히 각각의 방에는 천장과 벽에 섬세한 그림, 상감 세공, 거울 장식들이 색다른 옛 문화를 보여준다. 그림들은 종교, 사냥, 전쟁 등을 묘사하는 장면들이고 특히 그들의 그림에서 화려하고 섬세한 중세시대 양식들이 본격적으로 펼쳐져서 흥미로웠다. 벽에 걸린 그림들은 옛 라자스탄 사람들의 생활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그야말로 ‘기록’을 위한 양식이다. 물론 의복이나 장식, 꽃무늬 등을 아주 가는 선으로 꼼꼼하게 그리는 양식이 어느 정도 도식적인 면이 있지만 활달하고 밝은 그들 삶을 짐작하게 했다. 또 다른 다채로운 색채를 마주하니, 블루시티의 '블루'는 그저 미끼에 불과했음을 알 수 있었다.


jodpur-720.jpg 언덕 위에 우람하게 버티며 도시를 내려다보는 메헤랑가르 성
jodpur-695.jpg 초점이 희미하게 가버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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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dpur-724.jpg 전통 악기로 보이는 희한하고 오묘한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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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사실 힌두교(Hinduism)뿐 아니라, 불교, 자이나교(Jainism), 시크교(Sikhism)의 발생지. 이슬람교, 기독교, 조로아스터교, 유대교 등 다양 외래 종교가 서로 공존하고 힌두교도가 80%지만, 이슬람교만 해도 13%~15%에 달한다고 한다. 게다가 인도의 공용 언어는 15종이다. 지폐에 적인 15개의 언어만 봐도 이들은 하나로 통일하거나 하나의 색으로 섞어 모을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역사를 거쳐오며 그들이 믿어온 전통과 색의 향연은 대단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힌두 이즘의 상상력, 모슬렘의 힘과 정교함, 불교의 자비와 포용. 각종 모티브가 이리저리 섞여 숲을 이룬 거대한 무형의 정신적 기운이 이들을 여러 겹 싸안고 있는 것 같았다.

여행 직전 흠뻑 빠져 읽었던 <파이 이야기>가 생각났다. 힌두와 이슬람, 그리고 기독교를 이야기하는 순수한 인간의 마음을 다룬다고 해야 할까, 그 모든 것이 환상일 수 있지만, 그 모든 것이 이들에게는 현실이다. 그야말로 인도는 그 모든 인간의 열망 혹은 믿음 만든 형식의 집합체 같다. 자연 속에서 모든 색이 동등한 만큼, 다양한 색이 그들과 함께 살고 있다.


성채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해보기로 했다. 깔끔한 서양식 레스토랑이었는데 인도식 (네팔식?) 만두라고 볼 수 있는 '모모'를 시도했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인도식 요리보다 네팔 식이 훨씬 가까울 것이라는 글을 어디선가 읽었었다. 하얀 도기 접시에 만두전골에 나올 것 같은 스타일의 복주머니 만두를 받아보니 놀랐다! 주머니를 묶는 초록빛의 나물도 미나리로 묶어 내는 유부 주머니 요리와도 비슷했다. 맛도 역시 각종 채소와 두부가 들어간 담백한 맛이 좋았고, 소스는 칠 리와 삼발 소스, 고추장 그 사이에 있는 느낌의 매콤함이 있어서 나름 정겨웠다. 비싼 것이 (180루피!) 조금은 흠이었지만!

‘모모’라는 현지식에 성공하고 나니 배도 부르고, 아랫마을의 재래시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1000원, 2000원짜리, 면 쿠션 커버 여러 장, 코끼리 문양 깔개 등을 사들였다. 바라나시에서 시트를 사고는 쇼핑에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었는데, 기념품이자 선물로 적당한 저렴한 가격도 좋았다. 게다가 매우 가벼웠음! 향신료 가게도 흥미로웠는데, 다음 도시에서 또 이런 재래시장을 만날 줄 알았건만, 대도시였던 델리에서는 의외로 ‘중국산’ 관광상품에 밀려 접하지 못했고, 휴양도시였던 우다이푸르에서도 접하지 못해 안타까웠다. 데려오지 못한 수백 가지의 마살라-향신료들이 쌓여있던 상점들이 아른아른하다. 덕분에 우리 가족들은 현지 재료들로 상상해낸 인도식 각종 실험 요리를 맛볼 기회를 잃어버렸다!

론리 플래닛의 조드푸르 편에서 별표를 3개나 해둔 유명한 오믈렛 샵도 시장 초입에 있었다. 역시 외국인들이 많다. 이 오믈렛 샾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있으면 조드푸르에 머무는 배낭여행자들을 웬만큼은 다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노량진의 길거리 샌드위치 맛 같았는데, 왜 이렇게까지 찾아올까 했더니, 아무래도 ‘인도식’ 식사에 지친 서양인들에게 고향의 맛에 가까운 느낌이어서가 아닐까. 내가 ‘모모’를 찾았던 것처럼 이들에겐 행복의 맛이었을지도. 오믈렛 샌드위치를 먹다가 이상한 음료수병을 팔길래 함께 주문해보았다. 번듯하게 'Fruit-Beer’ 과일 맥주'라고 상표가 붙어있는데, 인도에서 술이라니! 깜짝 놀라 봤더니 작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있다.
”no-fruit, non-alcohol “

유머일까, 의도일까, 상술일까.

맛은 크게 기대할 것은 없었다. 과일도, 알코올도 없다는데, 당연한 결과다.


IMG_1739.jpg 인도식 만두 '모모' : 소스는 매콤한 칠리에 가까운 고추장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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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dpur-829.jpg 삐쩍 말라 키만 큰 당근, 당근이나 오이나 고구마나 별 차이가 없네. 왜 똑같이 자라는 걸까..--;
jodpur-844.jpg 어설픈 한글로 호객하는 '유명한 오믈렛 집' : 노량진의 길거리 샌드위치보단 덜하지만 , 뭐 그럭저럭 한 끼 때우기에 적당?
jodpur-843.jpg 사탕수수 착즙기 ; 저 풀때기 사탕수수는 당최 '정글의 법칙'에서나 먹을 것 같지만, 의외로 시원하고 달달한 것이 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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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맥주' 라고 상표가 붙어있지만, 뒷면에 , no-fruit, 게다가 non-alcohol ..--; 대체 왜 과일맥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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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론리 플래닛에서 유명한 오믈렛 샵. 역시 외국인들이 많다. 이 오믈렛 샾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면 조드푸르에 머물고 있는 배낭여행자들을 웬만큼은 다 만날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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