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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형 Jan 29. 2023

[북리뷰]프로덕트 디자인 입문 with 피그마

리뷰 이벤트 당첨기념!! 

 UX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한 201X년은 '라떼 보정'을 걷어내더라도 제품 개발 방법론의 엄청난 격변기었던 것 같다. 내가 목격한 것만 보아도 일 잘하는 기획자/디자이너의 기준이 SI, 구축프로젝트 중심으로 극강의 워터폴 방식을 고수하던 첫 직장에서는 파워포인트 기준 300페이지 이상의 기획서를 얼마나 꼼꼼하게 작성, 유지보수 할 수 있느냐가 기준이었고. 

보기만해도 질리는 화면설계서. LNB를 오른쪽으로 옮겨야 하면 그 날은 집에 다 간 거.. 출처 : itlab.co.kr


LEAN 방법론이 등장한 후에는 빠르게 MVP 디자인을 만들어서 소규모 사용자 검증을 통해 점진적인 개선을 이뤄낼 수 있도록 리서치 설계부터 프로토타이핑까지 전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소위 풀스택 디자이너가 각광받았으며, 

추억의 invision.app.. 이때만해도 프로토타이핑툴의 춘추전국시대였다. 출처 : qsstechnosoft.com



데이터 드리븐 디자인 시대에는 디자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더 빠르게 설계하고 PO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더 많은 실험을 진행, A/B 테스트의 위너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이 디자이너에게 요구되고 있다. (연봉은 왜 그만큼 안 오르는건지..?)


 결국 디자이너가 사용하는 툴도 그 방향에 맞춰 변화해 왔고 그것이 파워포인트+포토샵에서 스케치+제플린+인비전+드랍박스를 거쳐 현재는 대부분의 디자이너가 피그마에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툴들의 장점만 흡수한 피그마


그 관점에서 이 책은 디자인 툴 경험이 없는 입문자가 피그마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책이다. 전체 분량 중 절반 가까이 할애하여 피그마의 세세한 기능을 설명해준다. 꽤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나조차도 모르는 기능과 꿀팁들을 요소요소에 배치해 놓았다. 조금 복잡한 설명은 QR코드로 유튜브에서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여기서 나오는대로 하나하나 따라하다보면 피그마의 전체적인 기능은 넉넉히 경험해볼 수 있다. 


피그마에 대한 소개를 거쳐 책의 후반부는 실제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의 좋은 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인데, 현업 디자이너가 작업을 진행하면서 고민하는 흐름, 범위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가령 버튼 하나를 배치하는 데에도 고려해야할 것이 많고 컴포넌트들이 거기 있는 이유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들인데, 그 생각 전개하는 과정을 텍스트로나마 간접 경험해보는 것은 입문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현업 디자이너의 생각 흐름을 엿볼 수 있다. 

다만, 입문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왜 피그마가 대세가 되었나?에 대한 설명은 조금 부족한 것 같다. 과거 워터폴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왔으며, 이에 따라 기획부터 출시까지 더 많은 역할자가 서로 더 많은 인터랙션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상상도 하지 못한 방식으로 협업할 수 있게 만들어준 피그마가 결국 시대를 대표하는 디자인 툴이 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why figma wins


피그마는 IT제품 개발의 협업 방식을 바꿔놓았다. 


이런 배경을 입문자들이 이해하고 피그마를 바라본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피그마는 놀라운 GUI 디자인 도구이지만 동시에 놀라운 협업도구이고 (수업에서 사용한다는 선생님도 본 적 있다!) 디자인은 모두의 일이라는 데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가장 현대적인 디자인 도구이며 그래서 많은 기업들에서 채택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 강조되었으면 했다. 그래야 입문자들이 어떤 부분을 집중해서 학습할지 판단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이 툴에 매몰되어서는 안되니까. 책을 읽다보면 자동차의 세세한 부품까지 다 설명해주었지만 목적지까지 운전하는 방법은 배우지 못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역시 분량도 문제고 광범위하며 책으로 전달하기 어려워보이는 내용이긴 하다..


하지만 이정도 글을 써 내고 작가 소개에 써 있듯이 배워서 남주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멋진 책을 내 준 버즈빌 이상효 디자이너님 진심 존경. 책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P.S

아 그리고 책 내용 중 5whys 방법론은 조금 수정이 필요하다. 5 whys는 root cause를 알아내기 위함인데, 뭔가 중요한 5개의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묘사된 것 같아서 오해가 있을 것 같다.

책에 나온 5 whys 예시와 root cause를 밝혀내기 위한 5 whys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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