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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느 하루 Feb 20. 2018

육지것의 제주정착기: 오수관은 또뭐야???




제주에서의 삶은 내 인생의 첫 홀로서기 였던 것이다.





그랬다 우리는 너무나 무지하고 몰랐다.





그저 제주에 정착하고 그냥 열심히 살기만 하면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과 용기만 가지고 온 것이 문제 였다.  도로 문제에 이어 또 다른 문제거리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정말 산하나 넘으면 또 다른 산이 떡 하니 버티고 있었다.




그건 바로 오수관.




우리 집터는 10년도 훨씬 전에 사람이 살던 집이고 현재는 예전 집터의 흔적만 남아있는 상태. 오수관 없으면 그냥 정화조 묻으면 되지 라고 너무 간단히 생각 한 것이 문제였다.



어쩐지 마을이 조그맣고 이쁘더라니...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더라니....
돈 많은 사람들이 이 땅을 안 사가고 놔둔 이유가 있었다.




제 값을 주고 사기에는 하자가 있는 땅.


면사무소 직원에게 수백번 건축이 되는 땅인지 확인하고, 확인하며 계약을 하고 드디어 땅 문서를 손에 쥐게 되었다.  그 것이 2015년. 하지만 그 것도 당장 집 지을 것 아니면 아무 소용이 없더라. 막상 몇년 뒤 제주에 와서 건축 허가를 받으려니 당시의 담당자도 이미 다른 곳으로 옮긴지 오래고 건축법도 이전과 바뀌어있더라. 더더더 타이트하게!!





다시 또 오수관이 우리 발목을 붙잡았다.





내가 알기로는 현재 제주시에서는 기존의 정화조를 묻는 방식을 지양하기 때문에 토지 200m 이내에 오수관이 있으면 정화조로는 허가가 나지 않는다. 우리집 역시 약 150미터 정도 거리에 정화조가 떡 하니 있었다. 10년 전 즈음 오수관 공사를 하였는데 우리 집이 있는 곳은 주택 수가 많지 않아 우리집 까지는 오수관이 들어오지 않고 부근까지만 들어와 있었던 것이었다.



오수관이 지나갈 지적도상 도로, 좁아도 너무 좁다






오수관 공사비용 및 참고 할 사항.



건축허가를 받았다고 끝나는것이 아니다. 실제 시공시에는 더 많은 변수가 기다리고 있으니 오수관 공사를 할 때에 오수관이 지나갈 곳을 미리 점검 해야 한다.



오수관은 지적도상의 도로 위로만 지나갈 수 있다.

오수관이 지나갈 길이충분히 넓은지 확인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오수관을 묻으려면 결국 땅을 파서 묻고 다시 원상복구를 하던 흙을 덮어야 하는데

      공사장비가 진입 할 수 없다 (이 경우 인력으로 땅을 파야 할 텐데 인력으로 하게 되면 사람수 그리

      고 시간도 더 많이 들어간다 시간은 뭐다??? 그렇다 돈이다. 제주에서 일용직 하시는 분들 하루 평균 임

      금이 13~15만원 선이다.)


오수관이 지나갈 자리가 측량이 필요한 경우

      이건 더 복잡해 진다. 제주는 불법 건축물이 많다. 오수관이 지나갈 길을 측량 해야 할 경우면 주변

      삼춘네집들의 불법건축물이 모두 드러나게 되는데 (도로를 침범하는 건축물들) 이거 다 철거해야 하

      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오면 마을인심도 잃고 아주 곤란해진다.


연말이 오기전 오수관 공사를 마쳐라

      오수관 업체들은 제주에서 관급공사를 많이 맏게 되는데 당해년이 넘어 가기 전 공사를 완료 해야

      하기 떄문에 연말에는 오수관 공사 업체를 섭외하기가 매우 어렵고 비용도 비싸진다. 가능하다면

      연말이 오기전 오수관 공사를 마무리 짓는게 좋다.




이리하여 우리는 결국 오수관을 설치 하는 조건으로 건축허가를 받게 되었고 소소오늘이 시작하는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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