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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여행자 똥씨 Jun 26. 2024

정처 없이 목적 없이 걷기

길을 잃어버린 느낌

길을 잃어버린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다.

2024년 6월 26일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려는 찰나 눈에 띈 예쁜 하늘이 “괜찮아” 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길을 잃어버린 기분으로, 눈을 뜨면 그날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의무적으로 기계적으로 해나가며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 무섭고 두렵고 겁이 나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 웬일인지 아침 일찍 오랜만에 산책을 나가고 싶어졌다.

그러다 갑자기 길을 잃어버린 채, 목적지 없이, 정처 없이 하염없이 걷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참, 나 요즘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어 무서웠고, 겁이 났지.

오히려 길을 잃어버리고 싶은 느낌이 드는데, 나는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 뭐가 그렇게 두려웠던 걸까? 두려운 걸까?"


여전히 내 인생이 어디로 가는 걸까, 길을 잃은 채 목적성을 잃은 채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힘 빠진 내 모습이 불편하게 다가오지만, 오늘 아침 산책하며 느꼈던 그 기분- 정처 없이 하염없이 길을 잃고 걷고 싶은 기분은 약간은 나에게 위안이 되었다.


'길을 잃은 느낌이 무서워'  하고 속으로 울고 있던 나에게
'길을 잃은 채 걸어도 괜찮아'
아니 '길을 잃은 채 걸어보고 싶어'라는 마음을 잠시나마 들게 해 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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