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 [寿司, 鮨, sushi]

by 모알라


영국인들은 일식을 특히나 좋아한다 - 그래서 그런지 런던에는 일식집이 무궁무진하다. 양도 많고 값도 싼 일식 테이크어웨이 Wasabi부터 미슐랭 투스타 레스토랑 The Araki와 Umu까지 있다. 소문으로만 듣던 The Araki는 메뉴가 한 개 밖에 없다 - Sushi "Omakase" Chef's Set Menu - 한 사람당 £300(약 50만원)이다. 물론 음료와 Service Charge를 제외한 최저 가격이다. 이런 상상초월 가격의 일식집도 있는 반면에 맛도 괜찮고 가격도 양호한 어센틱 일식집이 런던에는 무수히 많다. J와 나는 새로운 곳을 방문하기로 했다. 우동과 라멘 맛집은 빠삭한 우리들이지만 스시 맛집에 대한 정보는 아직 미흡하다. 나는 평일에 짬을 내서 식당들을 조금 알아보기로 했다. 일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어센틱 일식집 위주로 평까지 괜찮은 곳들을 찾아보다 보니 리스트는 세 군데로 간추러졌다. 나는 J에게 선택권을 줬고 J는 이자카야 스타일의 일식집인 Nagoya를 선택했다.


Nagoya는 런던 말리본에 위치해 있어서 찾아가기도 수월했다. 이 식당의 특이한 점은 토요일 하루만 휴무라는 점. 토요일이 제일 바쁠 법도 한데 영업을 안 한다는 점이 조금 신기했다. 미리 예약 전화를 해서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에 감사했다. 전화를 안 했다면 허탕을 쳤을 테고 우리들의 계획은 저 멀리 사라져 분명 자주 가던 식당들 중 한 곳을 방문하지 않았을까 싶다.


Nagoya의 정확한 주소는 110 George St, London W1U 8NX.

Baker Street 지하철 역에서 도보로 6분이다.






Authentic izakaya style Japanese restaurant




왼쪽에 보이는 카운터 옆에는 입구가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서양인 종업원이 우리를 반겼고 예약을 했냐고 물었다. 우리는 7시에 예약이 되어 있었고 정각에 도착했다. 제일 안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가 첫 손님인 듯 싶었다. 나고야의 실내는 올드 스쿨 한 인테리어로 모던할 것만 같은 느낌을 줬던 웹사이트와는 정반대인 느낌이었다. 나는 일본을 방문한 적이 없지만, 여러 번 방문했던 J는 나고야가 진짜 일본 식당과 흡사하다고 얘기했다.


모노크롬 타일과 페인트칠이 벗겨진 가구들 그리고 유리창 쪽에 진열된 스시 모양의 플라스틱들이 올드 스쿨 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아, 그리고 난생처음 들어본 일본 트로트도 올드 스쿨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한몫했던 것 같다.






직원은 우리에게 다가와 메뉴판을 건네주었고 음료 주문을 받았다. 메뉴를 쓱 훑은 우리는 재스민차와 일본 맥주를 시켰다.






우리는 음식 몇 개를 시키고 기다렸다. 7시 반이 지나니 손님들이 조금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 다들 하나같이 자기가 예약한 시간을 얘기하고 자리에 앉기를 입구에서 기다렸다. 화장실을 쓰려고 지하에 내려갔는데 더 많은 테이블들이 보여서 놀라웠다. 1층과는 비교도 안 되는 규모를 자랑했고 이미 식사하고 있는 팀들이 몇 보였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들에 앞서 당근 볶음이 나왔다. 간장으로 간을 해서 그런지 우리 입맛에 딱 알맞고 맛있었다. 이제 주문한 음식들이 차례로 나오기 시작했다.




Superior Sushi Combination



일식 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스시가 먼저 나왔다. 스시셋트는 총 3가지로 나눠져 있었고 우리는 그중에 Superior Sushi를 주문했다 - Salmon x2, tuna x2, scallop x1, sweet prawn x1, prawn x1, seabass x1, yellowtail x1, flying fish roe x1, salmon roll x1. 나는 작은 양의 와사비를 스시 위에 올리고 간장을 살짝 찍어 한 입을 베어 먹었다. 생선은 싱싱했지만 초밥은 조금 아쉬웠다. 보기 좋게 모양을 잡은 한 입 크기의 초밥은 너무 꽉 쥐어져서 그런지 밥알이 살아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 말고는 만족스러웠던 우리의 첫 나고야 스시.




Tonkotsu Ramen



돈코츠라멘이 나왔다. 돼지고기로 육수를 낸 진한 국물은 시원하고 깔끔했다. 면도 아주 꼬들꼬들한게 마음에 들었고 사진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짭조름하고 부드러운 반숙 맛 달걀도 들어가 있었다.




Rainbow Roll



레인보우 롤이 아주 먹음직스럽게 나왔다. 천연색소로 알록달록 염색된 날치알이 한몫했던 것 같다.




Beef Tataki



J는 소고기 타타키도 먹어보라며 시켜줬다. 겉에만 살짝 구운 소고기를 와사비 간장에 찍어 얇게 썬 양파와 같이 곁들여 먹으니 맛있었다. 자루소바도 추가로 시켰는데 간장 소스가 너무 짜서 냉메밀을 빨리 담갔다 빼야 했다. 나고야에서 메뉴 몇 개를 시켜보니 면 종류들은 왠지 다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던 일식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