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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병찬 Dec 13. 2023

맡겨진 소녀


교보문고에서는 매해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을 발표한다.


원래 고수가 고수를 알아본다고, 직접 작품을 쓰는 작가의 눈은 일반 독자의 눈과는 차이가 있고, 그래서 매년 겨울 이 목록에 포함된 책들을 유심히 살펴보는 편이다.


올해는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라는 작품이 눈에 띄어 읽어봤다.


작품은 동생의 출산을 앞두고 다른 집에 맡겨진 아일랜드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이가 맡겨진 집은 오래 전 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픔을 갖고 있는 부부의 집이다.


누군가 이런 소재를 가지고 소설을 쓰겠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이 모두 식상한다며 말리겠지만, 이렇게 진부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책장을 끝까지 넘기게 만드는 작가의 솜씨가 무척 뛰어나다.


특히, 해석의 여지가 많은 작품의 엔딩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혹시 번역본은 봤지만 원문을 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하여 여기에 짧게 작품의 엔딩을 소개한다.


'Daddy,' I keep calling him, keep warning him. 'Daddy.'


다만, 이렇게 분량이 적은 소설을 굳이 양장본으로 비싸게 만들었어야 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 싸고 얇게 만들어 더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출판사에도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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