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시간을 두고 벌이는 여러 조건들
또다시 지루하고 약이 오르는 선속(船速)과의 밀고 당기는 전쟁을 치러 내야 하는 일이 생겼다.
조마드 수로를 새벽에 빠져나오고 난 후 남은 거리로서 11일 낮 12시 전까지 도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이리저리 꿰어 맞추면서 계산해보니 아무리 해도 12시를 한두 시간 넘기는 상황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한 시간이 늦어져도 그다음 한나절 이상을 손해 보게 되는 LAY TIME의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필히 속력을 더욱 빠르게 조절하여 한 시간 늦어짐을 방지해야 하건만, 본선의 여러 가지 여건상 그건 불가능 한 일로 보인다.
그러니 일부러 더 늦추어 주기로 한다. 손실될 시간을 아예 항해시간으로 사용되게 하는 방법이 바람 직 한, Lay Time의 손실을 막는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위적으로 속력을 조절할 경우 생기는 여러 가지 부대사항을 생각하면 귀찮은 마음조차 드는지라, 아예 시간이 좀 있을 때부터 속력을 미리미리 조정하여 12일 아침 9시의 도착이 더욱 쉽도록 조절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 여망을 위해서는 평균 속력이 11 노트면 되는데, 청개구리의 습성을 닮았는지, 그렇게 빨리 나가 주었으면 했을 때는 꾸물거리던 속력이, 늦어진 속력으로 잡아주니 이번에는 제 마음대로(?) 12 노트까지 속력을 내지르며 버팅기고 있어, 더 이상 줄어들지 않는 속력이 안달 나게 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이 11일이 토요일이라 오전 12시 전인 OFFICE HOUR 내에 도착하지 못하면 NR TENDER를 할 수가 없어 돈으로 환산되는 LAY TIME의 시작이 될 수 없는 계약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비록 환할 때 도착하더라도 공휴일의 시간은 보상받지 못하는 시간이 되니 그렇게 입항을 할 바에야 조절하여 다음날 9시(근무 시작 시간)에 도착하여 그대로 NR Tender가 되도록 하는 게 유리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게 조처하더라도, 실은 이번의 경우는 다음 날도 일요일이라 NR TENDER를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런데도 일요일 날 오전에 도착하려는 뜻은, 이번에 그 시간을 놓치면 우리 배와 선착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다른 경쟁 선에게 선착 권을 빼앗기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후착일 경우, 접안 순서도 그만큼 늦어지게 되므로, 그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12일 1830시 도착 예정으로 통보되고 있다는 그 배보다는 앞선 필착이 요망되는 것이다.
대리점으로 그렇게 계획을 조정한 늦어진, 12일 09시 도착이라는 예정 시간을 통보해주니, 아직도 도착한 12 일에 접안하여 13 일 출항이라는 변하지 않은 부두 접안 사정을 알려 온다. 그나마 경쟁 선이 우리보다 앞선다는 정보는 없는 모양이라 짐작되니 다행스럽다.
*주 1 -ETA - (Estimated Time of Arrival, 도착 예정시각) 선박이 목적항에 도착할 예정 시각.